호주 국민정서 건드린 미국 펫숍..보호종 새 백만원에 판매중
노트펫
입력 2019-03-29 16:08 수정 2019-03-29 16:09
[노트펫] 미국에 사는 오스트레일리아인이 미국 반려동물가게에서 우리에 갇힌 채 판매 중인 오스트레일리아 보호종 새를 발견하고 문제를 제기해, 분노한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의 항의 전화가 가게에 빗발쳤다고 오스트레일리아 일간지 시드니 모닝헤럴드가 지난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 주(州)에 거주하는 오스트레일리아인 웬디 데이비슨은 집에서 5분 거리의 한 반려동물 가게(Birds of Pet Paradise)에 갔다가, 오스트레일리아 웃음물총새 ‘쿠카버라(Kookaburra)’를 1199달러(약 136만원)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토종새 쿠카버라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카버라를 기르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쿠카버라는 사람 웃음소리처럼 우는 새로 유명한 오스트레일리아 고유의 새로,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이 에뮤, 화식조 등과 함께 국조처럼 사랑하는 새다.
데이비슨은 4살 쿠카버라 ‘썬더’가 타국에 홀로 작은 우리에 갇힌 모습을 보고 슬펐다. 그래서 데이비슨은 “나는 이곳이 정말 선더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현지와 오스트레일리아 당국에 문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슨은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들,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 뉴욕에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총영사관, 미국 농무부 등에 도움을 청했지만, 관할이 아니고 권한도 없다는 대답만 들어야 했다.
이 가게는 4년 전부터 썬더를 길렀고, 미국에 쿠카버라를 보호하는 법이 없어서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의 정서법(?)을 건드렸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썬더의 이야기가 지난 27일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에 대서특필 되면서 이 가게에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협박과 위협도 있었다.
썬더를 확인하려고 그 가게에 다시 간 데이비슨은 “이미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고, 그들이 어제부터 전화들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 가게의 페이스북에도 분노의 댓글들이 달리자, 이 가게는 썬더를 오스트레일리아 야생에서 데려온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사육업자로부터 얻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의가 계속 되자, 가게는 견디다 못해 페이스북 계정을 닫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스닷컴은 공분한 국민들이 썬더를 오스트레일리아로 데려오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데이비슨은 썬더를 오스트레일리아로 데려갈 수 없더라도 썬더에게 여생동안 더 나은 삶을 주자는 취지로 고펀드미 사이트에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다. 2000달러 모금을 목표로, 현재까지 4143달러가 모여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편 쿠카버라의 수명은 약 15년이라고 한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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