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금지' 등에 달고 마라톤 완주한 아빠
노트펫
입력 2019-03-18 17:09 수정 2019-03-18 17:10
[노트펫] 동물을 학대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등에 달고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이종격투기 선수가 있다.
지난 1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대회. 2만명이 풀코스를 뛰었다.
그 주자 가운데 이종격투기 선수이자 감독인 오두석(36) 오스타짐 관장도 있었다.
2008년 세계무에타이연맹 웰터급 챔피언이자 2012년 세계바르스킥복싱연맹 70kg급 챔피언인 오 관장.
체력단련을 위해 지금도 매일 8km의 조깅을 하고, 1년에 2, 3번은 마라톤을 하는 그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오스타짐 소속 선수들과 마라톤을 함께 했다.
그는 그런데 '개고양이 유기학대도살금지'라고 씌인 천을 등에 덧대고 있었다.
"이왕이면 뛰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면 좋겠다고 해서 달게 된 것이랍니다" 아내 혜은 씨의 설명이다.
오 관장과 혜은 씨는 고양이 네 마리의 집사다. 지난 2016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고양이들.
첫째 오스타와 둘째 오로라, 셋째 오레이 , 막내 오레오 이렇게다. 체육관 이름 '오스타짐'의 오스타 역시 그 첫째 이름에서 따온 것은 물론이다.
고양이들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보석 같은 존재들이었지만 지난해 2세인 은채가 태어나고 나서는 더 없이 소중한 존재가 됐단다.
'아이에게 해코지할 지 모른다' 고양이를 멀리 하라는 이들의 흔한, 그러나 검증된 적이 없는 말이다.
네 녀석들은 '잘 지내지 못하면 어떡하나'하는 부부의 혹시나 하는 걱정을 단박에 날려줬다. 은채와 함께 자고, 잠든 은채를 지켜주듯 바라봐주고, 놀아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은채가 100일쯤 됐던 지난해 12월 오 관장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출전한 마라톤에서 '개고양이 유기학대도살금지'라는 표어를 가슴에 단 것.
혜은 씨는 "엄지척을 해주지 않을 수 없는 남편이었다"고 웃었다.
오 관장은 앞으로도 마라톤 대회에서 계속 표어를 달 생각이란다.
오 관장은 "많은 효과는 없겠지만 적게나마 도움이 되어서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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