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네 간식 없어" 서랍 뒤지다 딱 걸린 고양이
노트펫
입력 2019-03-13 18:15 수정 2019-03-13 18:15
[노트펫] 서랍을 뒤지다 주인에게 걸리자 머쓱함에 그대로 드러누운 고양이 영상에 많은 네티즌의 관심이 쏟아졌다.
진영 씨는 지난 12일 SNS에 "거기 간식 없어 최감댜"라며 반려묘 감자의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영상은 감자가 서랍 틈으로 앞발을 집어넣어 뭔가를 꺼내려고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랍 깊숙이 앞발을 넣는 장면에서는 아무것도 닿지 않아 허우적대는 감자의 앞발이 보일 듯 생동감 넘친다.
진영 씨가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부담감에 아무것도 찾지 못한 민망함이 더해지자 감자는 그 자리에 드러눕고 만다.
진영 씨는 이날 감자와 놀아주다 지쳐 침대에 누워있다가 어디선가 사부작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닿은 곳에서 감자는 화장대 밑 서랍 틈으로 무언가를 찾으려 안간힘이다.
진영 씨는 감자의 잔망스러운 뒤태를 감상하며 조용히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진영 씨가 여유로울 수 있었던 건, 서랍 안에 감자 간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그는 "감자가 서랍을 뒤진 건 관심받고 싶다는 애정표현 같다"며 "그래서 영상을 촬영한 뒤 또 레이저포인터로 놀아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지막이 "집사는 쉬지 못해요"라고 토로했다.
진영 씨는 감자를 "호기심 많고 애교도 많고 사랑도 많은 고양이"라며 "장난도 잘 치고 사고는 가끔 치는 아주 완벽하고 사랑스러운 하나뿐인 내 딸"이라고 소개했다.
사고를 안 치는 건 아닌데도 완벽하다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사고를 쳐도 너무 귀여워 화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진영 씨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사고는 빨간 비빔면을 먹은 뒤 발생했다.
진영 씨 부부가 비빔면으로 저녁으로 해결한 뒤 설거지를 미루고 다른 볼일을 보던 중이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집사에게만 있다는 사건사고 '촉'이 발동했다.
싱크대에 가보니 감자가 비빔면 그릇에 받아놓은 물을 앞발로 찍어 먹고 있었다. 감자의 솜방망이는 예쁜 분홍색으로 물든 상황. 너무 귀여운 모습이었지만, 이와는 별개로 감자는 부분 목욕을 해야만 했다.
진영 씨는 "당시 감자는 진짜 귀여웠다"며 "이때 다급히 씻기느라 사진을 남기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진영 씨 부부는 늘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업무 때문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애틋하다.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퇴근길이 즐거울 것만 같은데, 진영 씨 남편은 집이 가까워질수록 울상이다.
다름 아닌 감자 때문이다. 진영 씨는 "집에 가면 엄마 바라기인 감자가 나를 붙잡고 도통 놔주질 않는다"며 "감자 아빠(남편)는 졸지에 찬밥신세가 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진영 씨 남편이 가장 행복한 시간은 오히려 꽉꽉 막힌 도로 위에서의 출퇴근길이다. 진영 씨는 "워라밸보다 맞추기 어려운 게 남편과 감자 사이의 균형"이라며 웃어 보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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