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방법
노트펫
입력 2019-03-11 11:14 수정 2019-03-11 11:14
[노트펫] 동물의 본능 중에서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먹고 싶은 욕구인 식욕(食慾)이다. 동물이 배고픔을 제때에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자칫 생명유지도 힘들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긴박한 숙제다.
사람은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식당이나 마트에서 식사를 하며 배고픔을 해소한다. 사람이 키우는 개나 고양이도 주인이 돈만 있으면 배고프지 않는다. 하지만 야생동물들은 그렇게 쉽게 자신의 배를 채울 수 없다.
육식동물들은 더욱 그렇다. 육식동물들은 먹이로 삼을 수 있는 다른 동물을 사냥하던지, 아니면 죽은 사체(body, 死體)라도 발견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먹어야 비로소 배고픔을 달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대상이 없다면 계속 굶어야 한다.
야생이 아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인 도시에서도 배고픔을 느끼며 사는 육식동물들이 제법 많이 있다. 사람들의 품속에서 애지중지, 금지옥엽처럼 살다가 버림받은 길고양이들과 그 후손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하면서 오늘도 버티고 있다.
첫째, 먹이를 찾는 길고양이가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은 사람들이 버린 음식쓰레기를 찾는 것이다.
그래서 길고양이들은 도로 위에 버려진 온갖 봉투들을 찢어 놓는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노력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 냄새만 나지 내용물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둘째, 도시에서 사는 동물 중에서 가장 손쉬운 먹잇감을 찾아서 사냥하여 먹는 것이다. 도시에는 날개 달린 동물인 조류로 보기에는 느리고, 경계심도 없는 비둘기라는 동물이 산다. 이 야생조류는 배고픈 길고양이가 충분히 노릴만한 사냥감이다.
스스로 힘으로 살아가는 야생동물이 주변에 경계심을 놓고 산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는 야생에서 눈을 감고, 코나 귀를 막고 돌아다니는 일과 같다. 몇 년 전, 아파트 화단에서 행동이 굼뜬 비둘기들이 길고양이들에게 사냥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길고양이의 사냥 솜씨를 보니 비둘기는 거의 주식 같은 느낌이었다.
셋째, 아무리 멘탈이 강한 길고양이여도 쓰레기를 뒤져 배를 채우거나, 비둘기를 사냥해 먹는 게 벅찰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사람의 도움을 받아 배고픔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소극적인 방법은 캣 맘이라고 불리는 애묘가들이 조건 없이 제공하는 무료급식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배식이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 지 그 장소와 시간을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동물들에게 선수를 뺏기지 않는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은 배고픈 길고양이가 사람의 집을 찾아가서 그 앞에서 밥을 줄 때까지 서글프게 우는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런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 봉변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그 고양이는 평소 노력을 해야 한다. 일정 기간 동안 밥을 줄 사람을 관찰하고 친분도 약간 쌓아두면 아무래도 유리하다.
배고픔을 영구히 없앨 마지막 방법은 극단적이다. 길고양이 신세를 벗어나 집고양이의 길로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양이는 의탁할 주인을 잘 골라야 한다. 고양이가 오판을 하여 잘못된 인물을 자신의 주인으로 점찍어두면 그 고양이는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
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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