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안드로이드 팔려다 거절당한 남성은…
동아일보
입력 2012-02-29 03:00 수정 2012-02-29 07:56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서 만난 두 IT 거인
《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은 구글에 입사하기 전인 2004년 삼성전자를 찾아가 “스마트폰에 쓰이는 운영체제(OS)를 만들었으니 사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그게 현재 세계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OS ‘안드로이드’다.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최고 기술책임자(CTO)는 구글을 박차고 나와 ‘프렌드피드’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를 만들었다. 이를 눈여겨 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브렛 테일러를 고용하기 위해서 프렌드피드를 사야 한다”며 아예 이 회사를 인수해 버렸다.
그들을 알아본 회사가 있었고, 그들은 최고의 실력으로 회사에 보답했다. 오늘날 스마트 혁명의 주역이 된 구글과 소셜네트워크로 세상을 묶어가는 페이스북의 핵심인재가 바로 이들이다. 동아일보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
○ ‘스마트 혁명’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
구글 부스는 MWC 전시장 구석에 있었다. 하지만 관람객으로 들끓었다. 26일(현지 시간) 구글 부스에서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을 만났다. 궁금했던 것부터 질문했다.
“2004년, 당신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던 시절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 OS를 팔려다 거절당한 게 사실인가요?” 옆에서 지켜보던 구글 직원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내친김에 재차 물었다. “만약에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는 말을 아끼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구글의 개방정신이 안드로이드 철학과 맞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구글도 모토로라와 합병 절차가 끝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뒤에는 다른 경쟁사들을 몰아내려고 하지 않을까.
루빈 부사장은 격한 어조로 반박했다. “모토로라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리밖에 안 되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모토로라에 모든 걸 주겠습니까? 그런 상상은 모든 제조사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구글의 기본 정신에도 위배됩니다.”
그는 삼성전자 같은 한국의 주요 파트너를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 태블릿PC 시장 전망을 묻자 “삼성의 갤럭시 탭과 갤럭시 노트가 가장 인기”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했고 “이 제품들 덕분에 올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SNS 권력’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CTO
페이스북은 MWC에 따로 전시공간을 차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조연설을 맡은 브렛 테일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보겠다고 인터뷰를 신청한 세계 언론사가 900개가 넘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은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인기 때문이다.
26일(현지 시간) 전시장의 비즈니스센터에서 명함을 주며 인사를 건네자 그는 “오전 기조연설을 위해 호텔 방을 급하게 나서는 바람에 명함을 놓고 왔다”며 거듭 사과했다. 33세의 테일러 CTO는 젊고 겸손했지만 꿈은 담대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앉아 아프리카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개한 ‘페이스북 제로(0)’ 정책 얘기다.
이는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없는 사람의 수를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계 휴대전화 사용 인구 가운데 대부분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며 “특히 나이지리아처럼 더 느린 인터넷 환경에 구식 휴대전화를 쓰는 곳에도 맞는 페이스북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게 그의 관심사인 ‘오픈소스’ 정책이었다. 오픈소스는 아이디어와 초기 개발을 주도한 다음에는 누구나 맘대로 수정하고 고쳐서 재판매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그는 ‘토네이도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술을 만든 뒤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각국의 인터넷 검열 정책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또한 특정 국가에서는 페이스북 접근이 불가능해지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페이스북 제로 정책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민감한 질문인 모양이었다. 테일러 CTO는 조심스레 견해를 밝혔다. “페이스북은 국가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일상을 공유하게 한다는 게 우리의 목표니까요.” 우회적인 답변이었다. 그는 인터넷 검열을 당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기술에서 소외될 수 있는 현실을 언짢아하는 듯했다.
바르셀로나=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은 구글에 입사하기 전인 2004년 삼성전자를 찾아가 “스마트폰에 쓰이는 운영체제(OS)를 만들었으니 사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그게 현재 세계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 OS ‘안드로이드’다.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최고 기술책임자(CTO)는 구글을 박차고 나와 ‘프렌드피드’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를 만들었다. 이를 눈여겨 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브렛 테일러를 고용하기 위해서 프렌드피드를 사야 한다”며 아예 이 회사를 인수해 버렸다.
그들을 알아본 회사가 있었고, 그들은 최고의 실력으로 회사에 보답했다. 오늘날 스마트 혁명의 주역이 된 구글과 소셜네트워크로 세상을 묶어가는 페이스북의 핵심인재가 바로 이들이다. 동아일보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현장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
○ ‘스마트 혁명’ 앤디 루빈 구글 수석부사장
구글 부스는 MWC 전시장 구석에 있었다. 하지만 관람객으로 들끓었다. 26일(현지 시간) 구글 부스에서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을 만났다. 궁금했던 것부터 질문했다.
“2004년, 당신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던 시절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 OS를 팔려다 거절당한 게 사실인가요?” 옆에서 지켜보던 구글 직원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내친김에 재차 물었다. “만약에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는 말을 아끼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구글의 개방정신이 안드로이드 철학과 맞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겁니다.”
앤디 루빈
루빈 부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개방에 대해 많이 얘기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결제였다. 그는 “자신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고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자와 같은 외부인에게 돈을 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그건 플랫폼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이 자신들의 결제 방식이 아니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거래를 못하게 막는 걸 지적한 것이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소비자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앱을 살 때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으로 결제하는 ‘캐리어 빌링’ 같은 독특한 결제 모델도 갖고 있다”며 “이는 신용카드가 없는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도 평등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철학 때문”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구글도 모토로라와 합병 절차가 끝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뒤에는 다른 경쟁사들을 몰아내려고 하지 않을까.
루빈 부사장은 격한 어조로 반박했다. “모토로라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리밖에 안 되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모토로라에 모든 걸 주겠습니까? 그런 상상은 모든 제조사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구글의 기본 정신에도 위배됩니다.”
그는 삼성전자 같은 한국의 주요 파트너를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 태블릿PC 시장 전망을 묻자 “삼성의 갤럭시 탭과 갤럭시 노트가 가장 인기”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했고 “이 제품들 덕분에 올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SNS 권력’ 브렛 테일러 페이스북 CTO
페이스북은 MWC에 따로 전시공간을 차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조연설을 맡은 브렛 테일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보겠다고 인터뷰를 신청한 세계 언론사가 900개가 넘었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은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인기 때문이다.
26일(현지 시간) 전시장의 비즈니스센터에서 명함을 주며 인사를 건네자 그는 “오전 기조연설을 위해 호텔 방을 급하게 나서는 바람에 명함을 놓고 왔다”며 거듭 사과했다. 33세의 테일러 CTO는 젊고 겸손했지만 꿈은 담대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앉아 아프리카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소개한 ‘페이스북 제로(0)’ 정책 얘기다.
이는 페이스북에 접속할 수 없는 사람의 수를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계 휴대전화 사용 인구 가운데 대부분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며 “특히 나이지리아처럼 더 느린 인터넷 환경에 구식 휴대전화를 쓰는 곳에도 맞는 페이스북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와 일맥상통하는 게 그의 관심사인 ‘오픈소스’ 정책이었다. 오픈소스는 아이디어와 초기 개발을 주도한 다음에는 누구나 맘대로 수정하고 고쳐서 재판매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그는 ‘토네이도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기술을 만든 뒤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브렛 테일러
테일러 CTO는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도 지금 이 순간에 새로 나온 오픈소스 기술을 공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각국의 인터넷 검열 정책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또한 특정 국가에서는 페이스북 접근이 불가능해지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페이스북 제로 정책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민감한 질문인 모양이었다. 테일러 CTO는 조심스레 견해를 밝혔다. “페이스북은 국가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일상을 공유하게 한다는 게 우리의 목표니까요.” 우회적인 답변이었다. 그는 인터넷 검열을 당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기술에서 소외될 수 있는 현실을 언짢아하는 듯했다.
바르셀로나=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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