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T사장 “AI보안 신무기로 4차 산업혁명 전쟁서 승리할 것”

황태호기자

입력 2018-10-02 03:00 수정 2018-10-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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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인수’ 박정호 SKT사장


SK텔레콤이 1일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며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융합보안산업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융합보안은 ‘경비업’ 정도로 인식되던 기존 물리보안 분야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세대(G) 통신 등 각종 ICT를 접목한 산업이다. 미국 구글과 아마존이 각각 스마트기기 전문 업체 ‘네스트’와 ‘링’을 인수해 추진하는 스마트홈 보안 사업과 유사한 영역이다. 박정호 SKT 사장(사진)은 “보안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전쟁터”라며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CT 기업과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 ‘AI+보안’, 미래형 융합시장 연다

SKT는 이날 올해 5월부터 추진한 ADT캡스의 지분 55%를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로부터 인수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은 7020억 원으로 2014년 자회사 SK텔링크가 인수한 물리보안업체 NSOK와도 연내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가입자는 각각 57만 명, 12만 명 규모로 국내 시장에서 2, 4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삼성 계열인 에스원, 3위는 KT텔레캅이다.

인수 작업 완료에 따라 새 사업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우선 AI를 활용해 기존 물리보안 사업 최적화에 나서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AI가 예측해 경비 인력과 차량 동선을 최적화하거나, 매장 앞에 서성이는 사람의 위험 가능성을 자동으로 판단해 경고를 보내는 식이다. 노약자가 단순히 누워서 쉬는 것인지, 응급상황인지도 AI가 판단할 수 있다.


SKT는 이런 기술들을 기반으로 △ICT 융합보안이 접목된 미래형 점포 △1인 가구 토털케어서비스 △드론 AI 보안 등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래형 점포는 생체 인증 출입문으로 고객을 확인하고, AI 폐쇄회로(CC)TV가 매장 내 이상 징후를 자동 감지하는 서비스다. 홀몸노인 등 취약 계층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당사자의 상태나 주변 사람, 사물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AI 드론을 이용하면 공장이나 농장 등 넓은 지역의 보안 위험도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박 사장은 “사회 변화에 맞춰 보안 산업도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며 “ICT기술로 보안 품질을 혁신하고 일상생활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물리보안 시장 ‘토종 자본’ 비중 높여

이번 인수가 SK에 또 한 번의 ‘M&A 대박’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39억 달러(약 4조3329억 원) 규모였던 융합보안 시장은 2025년 348억 달러로 9배 가까이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7000억 원을 투자한 ADT캡스의 기업 가치도 3년 후 5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과 미국 자본 위주였던 국내 물리보안 시장에서 한국 자본 점유율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국내 시장은 1970년대 한국경비보장, 한국보안공사 등 토종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일본 세콤과 미국 ADT·칼라일이 진출해 국내 주요 보안업체의 최대주주가 됐다. 핵심 기술 역시 대부분 이전받거나 로열티를 내고 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국내 물리보안 시장에서 토종 자본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로 높아졌다”며 “기술력도 해외 선진 업체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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