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만들고… 실내서 즐기는 추억 만들기

춘천=김동욱 기자

입력 2020-02-15 03:00:00 수정 2020-02-17 11: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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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춘천|

춘천 구봉산에는 춘천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많은 카페들이 있어 잠시 여유를 즐기기에 더 없이 좋다. 사진 오른쪽 건물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늦겨울 추위가 한 차례 지나갔다. 아직 야외 나들이는 부담스럽다. 그런데 따뜻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인 도시가 있다. 강원 춘천. 수도권에서 가까운 데다 장난감, 막국수, 인쇄, 애니메이션 등 저마다 특징과 개성이 다른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만족시켜 준다. 소양호, 청평사만 떠올릴 것이 아니다. 가본 사람은 안다. 춘천이 실내여행의 성지라는 것을.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춘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 중 하나인 막국수의 고장이다. 춘천에 왔으니 막국수를 맛보는 것은 당연한 일. 여기에 더해 직접 막국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 생김새부터 막국수를 떠올리게 한다. 막국수를 뽑는 국수틀과 가마솥 모양으로 지어졌다. 1층은 전시관으로 꾸몄다.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보여준다.

2층은 체험장이다. 이곳에서 직접 메밀가루를 반죽하고 국수틀을 이용해 면을 뽑는다. 체험지도사가 옆에서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놀이 같은 체험으로 아이들이 좋아한다. 조몰락조몰락 반죽을 만들고, 틀에서 길게 면이 뽑아져 나오는 과정이 신기하다. 즉석에서 소스와 채소를 얹어 비벼 먹는 맛. 무엇보다 소중한 체험이다.


△춘천시 신북읍 신북로 264. 오전 10시∼오후 4시. 성인 5000원, 가족 1만5000원(3, 4인 가족).

1명은 2인(1만 원) 가격을 내면 가능.


2003년 문을 연 국내 유일 애니메이션 전문박물관인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실내외에 각종 체험시설과 다양한 자료 등을 갖춰 아이들이 하루 종일 머물 수 있는 곳이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애니메이션박물관’만한 곳이 없다. 아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안겨준다. 우리나라 초창기 애니메이션 작품과 포스터, 영사기 등 방대한 자료를 지니고 있다. 2003년 개관했고 2018년 전시품을 대폭 보강해 재개장했다. ‘움직이고 자극하고 만지고 놀아보자’는 박물관 포스터 문구처럼 각종 다양한 체험시설이 있다. 아이들이 부모 손을 이끌고 각종 신기한 체험활동을 하러 돌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로봇태권V’에서부터 ‘뽀로로’까지 국내 애니메이션 역사가 망라돼 있다. 또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도 전시돼 있다. ‘달려라 하니’ 같은 애니메이션에 자신의 목소리를 입히는 체험공간은 특히 인기가 높다.

바로 옆에 있는 ‘토이로봇관’에서는 여러 형태의 로봇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자동차 로봇을 조종해 미로를 탈출하는 미로 경주 로봇, 공기를 주입하면 일어나는 에어 로봇, 직접 드론을 조종해보는 드론 체험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시설이 다양하다. 하루 7회 공연하는 로봇 댄스도 놓치지 말자. 로봇들이 약 15분 동안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나만의 로봇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로봇 만들기는 주말에 하루 세 차례(5000원) 진행된다.


△춘천시 서면 박사로 854. 오전 10시∼오후 6시.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 각 6000원, 통합권 1만 원(어른 기준).


국립춘천박물관
조금은 차분하게 돌아다니고 싶다면 ‘국립춘천박물관’으로 향하자. 강원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딱딱한 느낌의 여느 국립박물관과 달리 특별한 매력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탁 트인 공간에 넓은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햇빛 가득한 날에는 창문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아늑한 느낌이 든다. 강원의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유적이 4개 전시실에 나뉘어 전시돼 있다. 이곳의 백미는 2층 오백나한실이다. 2001년 발굴된 강원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이 주인공으로 다양한 표정과 미소를 보고 있으면 마음마저 치유되는 느낌이다. 박물관 외부는 석불 등 석조 유물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은 현묘의정원과 기억의정원으로 꾸며졌다. 우리 문화재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테마놀이방도 운영한다.


△춘천시 우석로 70.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 오후 7시). 관람료는 무료.


옥산가
춘천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거리에는 옥동굴을 체험할 수 있는 ‘옥산가’가 있다. 국내에는 하나밖에 없는 옥광산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연옥(백옥)광산으로 유명하다. 옥동굴은 옥광산 갱도 일부분을 옥 원석으로 채운 약 150m 길이의 갱도다. 내부에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여러 군데 마련되어 있어 옥의 기운을 느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옥찜질방과 사우나도 있다. 인근 ‘달아실 장난감박물관’에는 만화·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모여 있다. 국내외 만화 영화나 마블 영화 등의 캐릭터들이 장난감박물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그림 같은 빵집’은 춘천에서 유명한 빵집으로 옥소금을 넣어 갓 구운 빵을 판다.


△춘천시 동면 금옥길 228. 달아실 장난감박물관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료 어른8000원, 학생·어린이 4000원). 찜질방·사우나 24시간 개장(어른 1만2000원, 어린이 6000원), 옥동굴체험장 5000원.


춘천 사람들이 데이트 코스로 가장 많이 가는 곳이 ‘구봉산 카페 거리’다. 해발고도 441m의 구봉산은 ‘아홉 개의 봉우리가 줄지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산으로 빼곡히 둘러싸인 춘천에서 전망 좋은 곳으로 입소문이 났다.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이면 언덕 위 카페에 앉아 춘천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분위기를 담은 10여 개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춘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책과인쇄박물관’은 작지만 알찬 재미가 있는 곳이다. 충무로 인쇄소에서 납활자를 조판하던 전용태 관장이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 버려지던 옛 인쇄기와 활자 조판 등을 전국을 다니며 하나둘 모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인쇄기에 밴 진한 기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반들반들하게 닦인 수십만 자의 활자도 만날 수 있다. 2, 3층에는 진귀한 고서와 개화기에 출판된 단행본들이 있다. 관람객이 직접 활자를 골라 자신이 원하는 글도 인쇄기로 찍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춘천시 신동면 풍류1길 156.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6000원.

화악산 아래 있는 ‘이상원미술관’은 춘천 출신 이상원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곳이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유리와 금속, 도자기 등 다채로운 예술 체험과 숙박도 할 수 있다. 숲에 둘러싸인 6층 높이의 통유리로 만들어진 미술관은 외관부터 색다르다. 시기에 따라 한국 현대미술작품들이 전시된다.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99.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어른 6000원.
 
○ 여행정보
 
팁+ △로봇박물관에서 로봇 체험은 매시간 선착순으로 체험이 가능하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만들어서 먹는 체험으로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구봉산 카페거리의 일부 인기 좋은 카페는 사람들이 항상 많아 주차하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책과인쇄박물관 1층 카페는 날이 좋으면 꼭 차나 커피 한잔을 추천한다. 따뜻한 햇살에 인쇄기 특유의 냄새,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가 낭만적이다.


감성+ △음악: 춘천 가는 기차(김현철·1989년) 꼭 기차가 아니더라도 춘천을 가는 길에는 이 음악보다 더 어울리는 음악은 없다. △무용: 라 바야데르(발레리노 김기민)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2016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춘천 출신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라 바야데르.

여행지 지수(★ 5개 만점)
△추운 겨울 따뜻하게 주말 보내기 ★★★★★
△아이들의 환한 웃음보기 ★★★★★
△다양한 체험활동 즐기기 ★★★★★
△일정을 꽉 채우고 둘러보기 ★★★★

글·사진 춘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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