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대책 이후, 서민은 팔고 부자는 산다
동아경제
입력 2019-04-24 15:46 수정 2019-04-24 15:53
“요즘 서울 집값 더 떨어지기 전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집 팔아야겠다는 사람들 많은데, 모르는 소리에요. 강남 부자들은 오히려 이럴 때 급매물로 나온 집을 더 사들여요. 집값은 결국 다시 오른다는 걸 아니까요. 경제 흐름을 읽을 줄 알고 투자 경험이 많기 때문이에요. ‘빠꼼이’들이 돈을 쉽게 버는 이유죠” - 서초구 방배동 A 공인중개사
9.13대책 등 계속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해 오랜만에 집값이 하락하는 등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한껏 움츠러든 요즘 서민층과 부자들의 대조되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이 발표된 이후 4분기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490건으로 집계됐다. 1년전인 2017년 4분기 26,766건과 비교해 약 78% 하락한 수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9.13대책 발표가 서울의 아파트 거래절벽을 불러왔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서울에서도 집값이 낮은 지역에서는 거래감소폭이 적게 나타난 반면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훨씬 큰 폭으로 거래가 줄어든 것. 9.13대책 이후 서민층과 부자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실제로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가장 감소율이 적은 곳은 30.6%의 금천구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도봉구(56%), 노원구(58.5%), 중랑구(60.4%) 등이 이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중 집값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반면 집값이 높은 편인 서초구, 송파구, 동작구, 강남구 등은 87~88%로 대폭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서민과 부자 사이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인식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인중개사 등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의 주택 시장이 위축되자 불안감을 느낀 서민층이 더 손해를 보기 전에 가격을 낮춰서라도 서둘러 집을 팔기 시작한 것과 달리 강남권 등의 부자들은 기존의 집은 그대로 보유한 채 쏟아져 나온 급매물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이 낮은 지역에서 매매거래가 비교적 활발히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9.13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눈에 띌 정도로 대폭 줄었으나 일부 ‘큰 손’들은 오히려 빠르게 움직이며 급매물을 중심으로 이삭줍기에 나서고 있다”며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시장 경제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지금이 아파트 구입의 적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9.13 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진 지금이 서울 아파트 구입의 기회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알짜 지역에서 신규 분양 단지들이 공급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은 오는 5월 동작구 사당3구역을 재건축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을 선보인다. 사당동은 동작대로를 사이로 서초구와 바로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이달 강남 중심부와 직접 연결되는 서리풀터널까지 개통 예정이라 많은 관심을 모은다. 총 514가구 중 전용면적 41~84㎡의 153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계룡건설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소재 위례신도시 A1-6블록에 짓는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의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섰다. 지하 2층, 지상 10~25층, 8개 동, 494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전용면적 기준 105~130㎡ 등 전 가구 대형 타입으로 구성된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삼성동에서 상아2차아파트 재건축 ‘래미안 라클래시(삼성동 상아2차)’를 5월 분양할 예정이다. 679가구 중 전용면적 71~84㎡ 115가구가 일반에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신길3구역을 재개발한 ‘신길3구역 더샵(가칭)’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총 799가구 규모다.
호반건설은 양천구 신정동에서 407가구 규모의 신정2-2구역 재개발 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호반건설의 서울지역 첫 재개발 일반분양 사업으로 일반에는 336가구가 공급된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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