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SM7 NOVA “보닛에 선을 긋기는 했는데…”

동아경제

입력 2014-09-05 14:55 수정 2014-09-0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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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거림과 한 박자 느린 가속성능은 여전하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새롭게 다듬었다며 내놓은 SM7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한 한 자동차전문기자의 냉정한 평가다.

그는 “그동안 SM7은 디자인과 주행성능에서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해 외면 받아왔는데, 신차를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진행된 ‘SM7 NOVA(노바)’ 시승행사에 참가한 다른 기자들의 평가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NOVA ‘새롭게 떠오르는 유러피언 프리미엄 세단'
르노삼성은 지난 2011년 플래그십 모델 SM7의 2세대 모델을 내놨지만 ‘디자인과 품질, 성능 면에서 한국 소비자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전해왔다. 이에 차량 개선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끊이지 않았고, 결국 3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다.

르노삼성은 이 차에 ‘NOVA’라는 이름을 붙였다. NOVA는 신성(新星)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유러피언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노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면 디자인이다. 보닛에 4개의 캐릭터 선을 긋고 높낮이를 달리해 볼륨을 만들었다. 또한 헤드램프와 그릴의 모양을 바꾸고 범퍼 아래쪽에 LED 주간주행등을 새롭게 끼워 넣었다. 상·하향램프는 모두 바이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차량 진행방향에 따라 헤드램프 불빛이 따라와 야간 안전운행에 도움을 준다.

측면과 후면은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새롭게 디자인한 18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하고 뒷범퍼 아래에 반사판을 부착해 차별화했다.
#마그네슘 판재와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 적용
한 가지 주목해야할 부분은 마그네슘 판재의 적용이다. 포스코와 공동 개발한 마그네슘 판재 부품을 뒷좌석 파워시트와 트렁크가 맞닿는 부분에 적용했다. 덕분에 중량 3.6kg이던 기존 철강 소재 부품의 무게가 1.4kg으로 줄었다. 르노삼성은 앞으로 자동차 부품에 마그네슘 판재 사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실내 디자인도 큰 변화는 없다. 몇 가지 편의장치를 추가했는데 눈에 띄는 것이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와이파이(Wi-Fi)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차량 모니터에 띄워 볼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운전자가 스마트폰의 티맵(T-map) 내비게이션을 켠 뒤 와이파이를 이용해 차량에 연결하면 된다. 스마트폰에 있는 각종 음악과 동영상도 차량 화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작법이 복잡하고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사용 중 전화가 걸려오자 화면이 바뀌어 운전자를 당황스럽게하기도 했다.
#굽은 길과 가감속시 출렁거림 여전해
시승차는 2495cc 6기통 엔진을 장착한 VQ25 RE모델이었다. 최고출력 190마력(6000rpm)에 최대토크 24.8kg.m(4400rpm)을 발휘해 이전 모델과 같다. 서스펜션도 같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시승 전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은 하체의 강도를 높였다면서 “차가 확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체가 무르다는 그동안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하체가 강해졌다는 것을 체감하기 힘들었다. 물침대처럼 부드러운 승차감에 굽은길을 달리거나 가감속 시 출렁거림은 여전했다. 이런 승차감은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린다. 차가 좌우로 쏠리는 현상은 확실히 줄었다. SM7의 최대 강점인 정숙성과 안락함은 여전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부 웅~’ 소리가 먼저 들린 뒤 약간의 시차를 두고 차체가 앞으로 나아간다. 즉각 반응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기 보다는 천천히 어루만지듯 달래며 밟는데 어울리는 세팅이다. 반응속도를 앞당기려면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맞추면 도움이 된다.
#가격 3040만~3870만원, 최대 100만 원 가량 올라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0.2km/l(도심 8.9km/l, 고속도로 12.2km/l). 시승에서 주행모드를 노멀에 맞추고 교통흐름에 따라 일상적인 패턴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를 50km 가량 달린 뒤 측정한 실제연비는 8.3km/l이었다. 스포츠모드로 거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40km 가량 달렸을 때는 6.8km/l를 기록했다.

SM7 노바는 2.5리터 엔진을 장착한 3개 모델, 3.5리터 엔진을 가진 2개 모델로 구성했다. 가격은 2.5리터 3040만~3490만원, 3.5리터 3520만~3870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전 모델에 비해 최대 100만 원 가량 올랐다.

SM7은 지난 2004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연간 최고 2만5600대, 연평균 1만7000대 이상 팔리며 꾸준히 사랑받아오던 자동차다. 하지만 2011년 2세대 모델이 나온 뒤에는 연평균 4300대 수준으로 판매량이 추락했다. 결국엔 차량 개발을 지휘한 임원이 책임지고 회사에서 물러날 정도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은 “아무리 잘 만들어진 차라도 완벽하지 않고 3~5% 부족한 것이 어쩔 수 없는 차의 본능”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영업과 마케팅에서 메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연 그의 말처럼 영업으로 한국 소비자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 벌써부터 SM7 NOVA의 판매실적이 궁금해진다.

부산=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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