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현 기자의 제네바 모터쇼 현장]앞차-옆차 움직임 따라 車 스스로 안전운전

동아일보

입력 2014-03-11 03:00 수정 2014-03-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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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가 개발 중인 ‘넥스트 투’ 타보니

“Entre´e en zone de delegation conduite(자율주행이 가능한 구역에 들어오셨습니다).”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기앙쿠르에 있는 르노 테크노센터. 르노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넥스트 투’(가칭) 운전석 앞에 달린 디스플레이에 이 문구가 떴다. 프레드리크 마티스 자율주행차 개발담당 총괄은 ‘A(Autonomous·자율적인)’ 버튼을 누르고 스티어링 휠(핸들)과 페달에서 손발을 뗐다. 차가 시속 30km로 혼자 달리기 시작했다.

마티스 총괄은 디스플레이로 유튜브에 접속해 뮤직 비디오를 틀었다. 앞차 운전자와 화상통화도 했다. 르노 중앙센터에 접속한 운전자끼리는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옆에서 차량이 끼어들었다. 넥스트 투는 속도를 줄였다. 전방에 과속방지턱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앞차가 급정거하자 넥스트 투도 따라 멈춰 섰다. 마티스 총괄은 “차량 전방과 후방의 카메라, 외부 레이더 등이 주변 상황을 인지한다”며 “운전석 앞 거울이 운전자 동공을 인식해 졸음운전을 할 기미가 보이면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르노, 2020년 자율주행차 선보일 것

넥스트 투는 테크노센터 내 1.5km 구간을 시속 5∼40km로 주행했다. 마티스 총괄은 “정해진 트랙 안에서는 시속 7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 투는 스스로 주차도 가능하다. 교통체증이 심할 땐 ‘○○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라’고 추천한 뒤 운전자가 내리면 혼자 주차장을 찾아간다. 나중에 운전자가 ‘○○역으로 오라’고 스마트폰으로 명령하면 데리러 온다. 다만 코너나 교차로에서 회전할 땐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 한다.

르노는 전기차 ‘조이’ 플랫폼을 뼈대로 2020년 자율주행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은 “운전자들은 하루에 2시간을 운전에 할애한다”며 “자율주행차로 우리는 차 안에서 다른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세계는 자율주행차 열풍


6∼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자율주행차가 주목을 끌었다. 스위스 자율주행차 연구소 린스피드는 운전석을 180도 회전시킬 수 있는 ‘엑스체인지’ 콘셉트카를 내놨다. 테슬라 ‘모델 S’를 개조한 차량으로 운전자는 좌석을 돌려 뒷좌석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뒤로 누워 32인치 스크린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프랑스 기술 컨설팅그룹인 아카테크놀로지는 아예 운전석에서 스티어링 휠을 없앤 콘셉트카 ‘링크 앤드 고 2.0’을 선보였다. 운전자는 터치 패널로 목적지를 입력하거나 원하는 주행 스타일을 입력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85% 증가해 2035년엔 총 954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들은 무인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S500’을 기반으로 만든 연구용 차는 독일 일반도로 100km 구간을 자율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아우디, 닛산 등은 2020년 양산형 자율주행차를 낼 계획이다. 볼보는 2017년까지 100대의 자율주행차를 일반도로에서 달리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앙쿠르·제네바에서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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