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과세 부담 전 다주택자 마지막 퇴로”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9-12-16 15:45 수정 2019-12-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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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층 더 엄격해진 부동산 대출 규제와 과세 강화를 앞세워 고가의 주택 소유주들과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앞으로 주택 매수자들은 15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고, 전세자금대출을 활용한 갭투자도 막힌다. 다만 다주택자자가 17일부터 내년 6월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방안의 목표를 일부 과열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갭투자 및 다주택자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대출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두고 있다.

특히 정부는 투기적 대출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시가 9억 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한층 강화한다. 15억 원이 넘는 주택은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현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40%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 LTV 시가 9억 원 기준으로 차등을 둔다. 9억 원 미만은 기존처럼 40%를 적용하되 9억 원 초과분은 20%만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투기지역인 서울에서 시가 14억 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현재는 5억6000만 원 까지 가능하지만 앞으로 4억6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주택임대업·매매업 개인사업자와 법인이 대상이다.

또 시가 15억 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대출이 금지된다. 지금까지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다주택세대만 금지해왔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1주택 세대로서 사업추진(조합설립인가) 전까지 일정 기간(1년 이상) 실거주한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때 예외 허용된다.

정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관리도 강화한다. 앞으로 투기지역나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차주에 대해서는 차주 단위로 DSR규제 적용할 방침이다.

고가주택 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시가’ 9억 원으로 변경하고, 투기나 투기과열지구에서 고가주택을 구입할 경우 1년 내 전입을 하거나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또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열지구 주택임대업 개인사업자대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기준을 1.5배 이상으로 강화한다.

이와 함께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도 차단된다. 민간 기업인 서울보증보험도 시가 9억 원 넘는 주택을 구입하거나 보유한 차주에 대해서는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할 계획이다. 또 차주가 전세대출 받은 후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하면 전세대출 회수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최고 0.8%포인트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일반은 0.1%~0.3%포인트,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의 경우 0.2~0.8%포인트 세율이 올라간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합부동산 세부담상한을 기존 200%에서 300%로 확대한다. 다만 1세대에서 1주택을 보유한 고령자의 경우 세액공제율과 고령자 공제, 장기보유공제를 합한 ‘합산공제율’ 상한을 현행 70%에서 80%로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시가격 현실화율도 80%대까지 올릴 방침이다. 정부는 고가주택(공동주택) 현실화율을 시세에 따라 ▲9억~15억 원 70% ▲15억~30억 원 75% ▲30억 원 이상 80%로 각각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양도소득세 제도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보완된다. 먼저 1세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해 실수요자의 혜택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보유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연 8% 공제율을 보유기간 4%와 거주기간 4%로 구분하기로 했다. 일례로 한 주택만 10년 이상 보유한 세대의 경우 직접 거주할 경우 80%가 공제되지만 거주하지 않은 경우 40%만 공제된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혹은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감면 기준도 달라진다. 일시적으로 대상지역 내 주택을 소유해 2주택자가 된 사람은 신규 주택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기존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만 비과세 혜택을 준다. 기존에는 2년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졌으나 1년으로 줄어들었다.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중과 기준이 촘촘해진다. 기존에는 대출 혹은 청약 시에는 분양권도 주택수에 포함하고 있으나 세제상 다주택자 여부 판단 시에는 분양권을 주택수에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를 위한 주택 수 계산에 분양권도 포함된다.

다만 다주택자가 장기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 기존에 강남·서초·송파·강동·마포·용산·성동·영등포구 등 8개구에서 27개동을 지정했다.

앞으로는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서대문·중구·광진구 13개 구 전지역과 경기도 과천·광명·하남 13개동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

주요 정비사업 이슈 등이 있는 자치구 중에서 시장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5개구(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구)에서는 37개 동을 추가 지정했다.

청약 제한도 강화한다. 분양가 상한제 주택, 투기과열지구 당첨 시 10년 조정대상지역 당첨 시 7년간 재당첨을 제한하는 기준도 새로 적용한다.

이번 정책에 대해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내년에는 종부세 세율 등 상향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보유에 대한 부담이 강화돼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한시적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함으로써 비록 10년 이상 보유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짧게라도 열렸다”면서도 “10년 보유 기간 적용으로 나오는 매물이 한정적일 수 있다는 점과 1세대1주택자(실거래가 9억 원초과)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 2년 미만 보유주택 양도세율 인상 등으로 이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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