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동나기전 채우자”… 주유소마다 ‘패닉 바잉’

박현익 기자 , 김형민 기자

입력 2022-12-01 03:00 수정 2022-12-0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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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파업]
수도권 주유소 26곳 기름 바닥
정부, 군용 탱크로리 등 투입


화물연대 파업이 6일재 접어든 29일 서울 동작구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35)는 지난달 29일 동네 주유소를 찾아 5만 원을 내고 기름을 가득 채웠다. 아직 차에 기름이 절반가량 남았지만 주유소 ‘재고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리 넣은 것이다. 최 씨는 “특히 수도권 주유소 상황이 위태롭다고 해 일단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에 사는 신모 씨(40)도 “파업이 오래갈 것 같아 오늘(30일) 중으로 기름을 채우려고 한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7일째 이어지며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유소 재고 부족으로 기름을 아예 못 구하는 사태가 벌어질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기름을 미리 채워두려는 이른바 ‘패닉 바잉’ 심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30일 유가 정보 플랫폼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서울 등 수도권에서 휘발유 가격이 0원으로 표시된 주유소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2곳 늘어난 26곳이다. 각 주유소는 재고가 떨어지면 오피넷에 가격을 0원으로 보고한다. 정유업계는 상당수 주유소가 50% 이하 수준의 재고로 버티고 있어 기름이 동난 주유소가 앞으로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정유회사 관계자는 “현재 파악한 곳만 해도 주유소 10곳이 간당간당하다”고 전했다.

재고가 동난 서울 관악구의 한 주유소는 “파업 때문에 미리 주유하려는 손님이 많았고 단골손님들만 봐도 평소보다 기름을 넣는 양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공급도 빠듯한데 단기 수요 폭증으로 수급 불균형이 더 심화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우려 때문에 기름을 가득 채우려는 패턴이 늘어나고 있다”며 “공급은 공급대로 지연되고 재고 상황이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오전 8시 기준 휘발유·경유가 품절된 주유소는 서울 15곳, 경기 3곳, 인천 2곳, 충남 3곳 등 총 23곳이라고 밝혔다. 조사 방법이 달라 오피넷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12월 1일부터 군용 탱크로리 5대, 수협 보유 탱크로리 13대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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