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백신 절실한데 임상 지원자 태부족…시험 참가하면 기존 백신 우선접종 혜택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6-23 03:00 수정 2021-06-23 10:36
개발사 한두 곳 내달 3상 돌입
임상희망자, 필요인원 25% 그쳐…봉사활동 인정 등 인센티브 검토
“임상 부작용도 국가가 책임져야”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정부가 이른바 ‘임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임상시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이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앞으로 국산 백신 개발에 임상 대상자로 참가한 사람 중 위약(가짜 약)을 맞는 사람에게 백신 접종권이 주어진다. 자신의 접종 순서가 아니어도 화이자 등 기존 외국 백신을 맞게 해주는 것이다. 보통 임상시험은 참가자가 개발 중인 약을 맞는지, 가짜 약을 맞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된다.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이다. 정부는 위약 투여자에게 기존 백신을 맞을 권리를 주는 한편, 실제 개발 중인 백신을 맞는 참가자에게는 향후 효과성이 입증될 경우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임상 참가자에게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 주거나 고령 참가자의 경우 동행하는 보호자에게도 별도 참가비를 지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백신 휴가처럼 참가자에게 ‘임상 휴가’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임상 인센티브까지 마련한 건 국산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진 탓이다. 정부는 이미 전 국민이 2차례 이상 접종할 수 있는 해외 백신을 확보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등 기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면서 새로운 백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코로나19가 토착화된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발사 5곳 중 한두 곳이 7월부터 임상시험 3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임상 참가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임상 참가 희망자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모집하는데, 21일까지 2537명이 의향서를 냈다. 임상 3상을 한 건만 수행하려고 해도 필요한 참가자 수가 최소 4000명이다. 여기에는 해외 참가자 등도 포함된다. 배병준 재단 이사장은 “국산 백신 3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국내 참가 희망자만 1만 명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도 시급하다. 장인진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은 “임상시험 부작용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제약사들도 국민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임상 중간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임상희망자, 필요인원 25% 그쳐…봉사활동 인정 등 인센티브 검토
“임상 부작용도 국가가 책임져야”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정부가 이른바 ‘임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임상시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이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앞으로 국산 백신 개발에 임상 대상자로 참가한 사람 중 위약(가짜 약)을 맞는 사람에게 백신 접종권이 주어진다. 자신의 접종 순서가 아니어도 화이자 등 기존 외국 백신을 맞게 해주는 것이다. 보통 임상시험은 참가자가 개발 중인 약을 맞는지, 가짜 약을 맞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된다.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이다. 정부는 위약 투여자에게 기존 백신을 맞을 권리를 주는 한편, 실제 개발 중인 백신을 맞는 참가자에게는 향후 효과성이 입증될 경우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임상 참가자에게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 주거나 고령 참가자의 경우 동행하는 보호자에게도 별도 참가비를 지급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백신 휴가처럼 참가자에게 ‘임상 휴가’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임상 인센티브까지 마련한 건 국산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진 탓이다. 정부는 이미 전 국민이 2차례 이상 접종할 수 있는 해외 백신을 확보했다. 인도발 ‘델타 변이’ 등 기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되면서 새로운 백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코로나19가 토착화된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발사 5곳 중 한두 곳이 7월부터 임상시험 3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임상 참가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임상 참가 희망자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모집하는데, 21일까지 2537명이 의향서를 냈다. 임상 3상을 한 건만 수행하려고 해도 필요한 참가자 수가 최소 4000명이다. 여기에는 해외 참가자 등도 포함된다. 배병준 재단 이사장은 “국산 백신 3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려면 국내 참가 희망자만 1만 명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도 시급하다. 장인진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은 “임상시험 부작용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제약사들도 국민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임상 중간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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