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달리며 ‘코로나 블루’ 날리세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0-10-14 03:00:00 수정 2020-10-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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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르핀 증가로 스트레스 해소
비만 예방-심폐기능 향상에 도움
상체 살짝 숙이고 발은 ‘11자’로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려야 효과


선선한 가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동아일보DB
“한참을 달리다 보면 지금 내가 뭐하나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지고 금세 스트레스가 풀려요. 세상은 그대로 어수선한데 저의 기분은 뛰기 전과 정말 달라져 있는 거죠.”

황덕상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는 달리기 전도사다. 마라톤 대회도 여러 번 참여해 완주를 했다. 황 교수가 달리기에 푹 빠진 이유는 몸이 건강해지는 것도 있지만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 때문이다.


내장지방 염증활성도 낮추고 노화 예방


아침, 저녁 선선한 가을이 왔다. 야외 운동을 하기 좋은 날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럿이 하는 운동은 꺼려진다. 바람을 맞으며 오롯이 혼자 달리다 보면 코로나 블루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달리기가 몸에 좋다는 건 모두가 아는 얘기다. 비교적 느린 속도로 달리더라도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니 지방 연소 효과가 뛰어나 비만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빨리 달리면 폐활량이 늘고 심폐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자연히 근육량이 늘고 뼈의 양이 증가한다. 당뇨병과 고혈압,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엔도르핀이 증가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달리기는 내장지방 염증 활성도를 낮춰준다. 고려대 안암병원 핵의학과 김성은 교수 연구팀은 비만 여성 23명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하며 내장지방에서의 염증 활성도를 확인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빠르게 걷기 30분, 달리기 20분 등 유산소 운동과 근육 저항운동을 3개월간 매일 한 결과 내장지방 염증 활성도가 절반 이하로 뚜렷하게 감소하는 것을 핵의학적 영상기법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내장지방 염증 활성도가 감소하는 동안 체질량지수(BMI)는 평균 27.5에서 25.3으로 줄었으며 허리둘레는 평균 83.2cm에서 81.3cm로 감소했다.

노화를 늦추는 데도 효과적이다. 독일 라이프치히대 울리히 라우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젊고 건강하지만 이전에 활동적이지 않았던 성인 266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지구력 강화 운동(달리기)과 고강도 운동(고강도 운동과 저강도 운동 반복하는 인터벌 운동)을 일주일에 3번, 45분씩 하게 했다. 참가자의 백혈구 텔로미어 길이와 텔로미어 활성을 관찰한 결과 텔로미어 길이가 증가했다. 텔로미어는 모든 세포 속에 들어있는 염색체의 말단 부분으로 나이가 들수록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다 닳으면 세포가 죽게 된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면서 우리 몸의 노화도 함께 진행된다.


준비운동 하고 올바른 자세로 달려야


달리기 강도는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정하는 게 중요하다. 운동과 담을 쌓아 아저씨 몸매를 유지하던 사람이 갑자기 전력으로 달리면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달리기는 체중의 3배에 달하는 무게가 발에 실린다. 숨을 고르며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로 속도를 조절해 뛰어야 한다. 무리하게 운동 강도를 높이다 보면 허리, 무릎, 발목이 상할 수 있다.

몸이 무거운 사람이 처음부터 무턱대고 달리는 건 금물이다. 걷기와 달리기를 적절히 섞는 게 좋다. 걷기와 달리기를 5분여씩 반복하며 몸을 적응시키는 게 우선이다. 이후 10분, 20분, 30분, 40분 정도까지 차츰 달리기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려야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자칫 몸이 망가질 수도 있다. 안전사고를 예방하면서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올바른 자세부터 익히는 게 필수다. 일단 달릴 때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는 게 좋다. 고개를 숙이면 충격이 목으로 전해지고 전방의 상황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발을 11자 형태로 유지해야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평소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이라면 뛸 때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발은 발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은 뒤 앞꿈치가 닿게 한다. 몸의 무게중심은 약간 앞에 두고 상체를 살짝 앞으로 기울여 달린다. 손과 팔, 어깨는 힘을 뺀다. 입과 코를 모두 사용해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게 좋다.

황 교수는 “달리기 전에는 충분히 몸을 예열해 두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요즘같이 기온차가 심한 때에는 준비운동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관절과 혈액이 원활하게 움직이고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리기를 마친 뒤에는 반드시 정리운동을 한다.


운동 마치고는 긴장한 근육 풀어줘야


매년 열리는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황덕상 교수가 완주 후에 활짝 웃고 있다. 황덕상 교수 제공
달리기는 완급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달리기 기록이나 심박동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나 운동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나이키 런 클럽, 스트라바(STRAVA) 같은 온라인 위치기반서비스(LBS) 운동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이용자들과 생생한 운동 기록을 공유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는 이른바 ‘따로 또 같이’ 하는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안전하게 제대로 달릴 수 있을 때까지는 절대 무리하지 않아야 한다”며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며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운동 앱이나 5km 정도의 언택트 달리기 대회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련 운동복이나 운동화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달리기를 할 때는 땀 배출이 잘되는 기능성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낡은 운동화는 피하고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부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리기에서 발에 닿는 충격 흡수는 중요하다. 최근 이중 반원 쿠션을 운동화에 접목시킨 새로운 개념의 러닝화를 출시한 성호동 수피어 대표는 “달리기용 운동화는 서 있거나 걸을 때와는 다른 구조가 필요하다”며 “달리기 부상은 특히 신발이 몸에 제대로 맞지 않거나 쿠션의 강도가 적당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나이 드신 분들은 달리기를 하기 전에 인대나 근육을 유연하게 해주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늘려줘야 다치지 않는다”며 “뼈가 약하거나 관절통으로 관절 사이 간격이 좁아진 사람들도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이 끝나고 나서는 긴장한 근육을 잘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2∼3일간 지속되거나 부기가 있으면 인대 손상, 관절 부종, 근육 파열이 의심될 수 있어 병원에 가야 한다. 어린이는 달리기 후에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열이 나면, 고관절 내 부종이나 감염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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