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열 기자의 까칠한 시승기] 작지만 강하다…벤츠 B클래스의 품격
스포츠동아
입력 2013-07-30 07:00 수정 2013-07-30 08:58
메르세데스-벤츠 B 200 CDI의 진가는 서킷에서 비로소 확인됐다.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코너링과 브레이크 성능이 특히 발군이다. 해치백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차종이다.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B200 CDI’동급모델 이상 폭발적 초반 가속력 자랑
이상적인 무게 밸런스 덕에 코너링 완벽
제동력도 우수…최대 출력 한계 아쉬워
“서킷에서도 굿! 벤츠 B클래스의 재발견”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B200 CDI(이하 벤츠 B클래스)’는 벤츠 라인업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가격(3950만원)으로 벤츠의 오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그 뿐일까? B클래스의 진짜 매력을 파헤쳐보기 위해 장순호 프로 드라이버(팀 EXR 106)와 서킷 테스트를 병행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골프, BMW 1시리즈 못지않은 탄탄한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며, 일상생활에서의 활용도가 높은 해치백 모델인데다 벤츠라는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한몫했다. 해치백 모델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시승해 볼 것을 권한다.
● 초반 가속 굿, 고속 주행 다소 힘겨워
벤츠 B클래스에는 최고 출력 136마력의 1.8디젤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최대 토크는 30.6kg·m이다. 2.0엔진을 장착한 폭스바겐 골프(150마력, 토크 32.6kg·m)와 비교해 제원표 상의 성능으로는 약간 뒤지지만 초반 가속력은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장순호 프로 드라이버는 “특히 코너를 탈출할 때 시원스럽다. 트랜스미션 2단과 3단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1.8엔진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정도로 빠른 순간 가속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킷 직선 고속 주행에서는 최고 출력의 한계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자동 7단 트랜스미션의 기어비가 저단 기어에서는 가속 위주로 고단 기어에서는 연비 중심으로 세팅된 때문이다.
실내 인테리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동급 차종을 뛰어넘는 코너링 성능
직선 고속 주행에서 느낀 아쉬움은 매력적인 코너링 성능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했다. 일단 해치백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무게 밸런스가 매우 뛰어났다.
코너를 진입하면 전륜 구동의 특성인 언더스티어(차량 앞쪽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 현상이 강하게 작용하지만 무게 밸런스가 뛰어난 덕분에 코너링이 매우 안정적이다.
장 프로는 “물론 강한 언더스티어 현상 때문에 핸들을 돌리면 반응 속도는 약간 둔하게 움직이기는 하지만 일반 주행에서는 크게 느낄 수 없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코너에서 한계 속도까지 몰아붙여도 B클래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코너에서 한계 속도를 넘어서면 언더스티어가 아닌 차량 뒤쪽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이때 차량 무게중심이 앞쪽과 중앙으로 분배되어 있어서 코너를 진입할 때 회전 반경이 좁은 해치백의 특성이 위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서스펜션 밸런스가 워낙 좋아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이고 빠른 코너링이 가능했다.
장 프로는 “특히 코너 각이 심한 U자 코너에서 타 차종보다 월등히 빠른 스피드로 코너링이 가능하다”며 B클래스의 코너링 성능을 높이 평가했다.
● 안정적인 제동력
스포츠 주행을 뒷받침 해주는 원동력은 안정적인 제동력에 있다. 벤츠 B클래스는 탁월한 브레이크 내구성과 안정된 제동력을 보여줬다. 서킷을 프로 드라이버가 한계스피드로 여러 차례 주행해 브레이크가 과열이 된 상태에서도 주행 내내 큰 변화 없이 탁월한 제동성능을 보여줬다. 일반인들의 경우라면 마음껏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장 프로는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아서 급제동을 하면 반응 속도는 약간 느린 편이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만큼 제동이 되는 조정성과 내구성은 우수한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경주연맹 공인 라이선스 C드라이버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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