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도 부족하다?…대선 퍼주기 경쟁에 나라 곳간 ‘텅텅’

뉴시스

입력 2022-01-17 10:59:00 수정 2022-01-17 11:00:0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정부가 나랏빚을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퍼주기 경쟁에 나라 곳간만 비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추경안 윤곽 드러나…곧 국회서 논의

17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추경안을 편성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이 추경안은 당정 협의를 거쳐 설 연휴 전인 이달 마지막 주에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경안은 코로나19 방역 조치 강화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00만원 상당의 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는 내용을 담는다. 또한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도 기존보다 1조9000억원 늘려 5조100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추경 재원은 지난해 정부의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 10조원가량을 활용한다. 단,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난해 초과세수는 결산 절차를 끝낸 오는 4월 이후에나 쓸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만큼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고 나중에 이를 갚는 식으로 추경안이 편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정부는 빚(적자국채)을 내서 돈을 풀어야 할 정도로 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더군다나 이미 올해 예산으로 역대 가장 많은 608조원가량을 잡아뒀기 때문에 하반기에 쓸 돈을 조금 당겨쓰면 충분히 방역 조치 강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

변수는 초과세수였다. 이는 정부의 추계가 어긋난 만큼 더 들어온 세수를 뜻하는데, 연말에 세어보니 이 액수가 지난해 본예산(282조7000억원)과 비교해 약 60조원 많았다. 오차율을 20%대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비난의 화살은 정부로 향했다.

정치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추경 편성을 밀어붙였다. 정부는 더 걷힌 세금을 활용할 방안을 세워야 했고 적자국채를 발행해 추경을 편성하기에 이른다.

이미 지난해에도 당정은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추경과 지원책 등을 마련한 바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초과세수 결산 이후에 이를 갚겠다면서 정당성을 부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추경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의 절박성에 예상보다 더 걷힌 초과세수를 신속하게 환류한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이라며 “이에 소상공인 지원과 방역 보강에 한정한 원포인트 추경으로 편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가파른 나랏빚 증가 속도에 우려 목소리 커

이번 추경 편성에 따라 올해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는 약 107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액수가 1000조원을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앞서 정부가 예상한 올해 국가채무(1064조4000억원)에 올해 추경 편성을 위해 발행하는 적자국채 약 10조원을 더한 값이다. 이러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국가채무는 2081만원이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국가채무시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1861만원이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한 1인당 국가채무는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그간 정부가 나랏빚을 더 이상 늘리지 않으려 애를 쓴 이유도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경계한 것이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지난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증가가 재정 운용상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지난해 47.3%에서 올해 50.2%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23년 53.1%, 2024년 56.1%, 2025년 58.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적자국채 발행으로 이 수치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비율은 2011년 30%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30%대를 유지해왔다. 이에 비하면 최근 국가채무 비율 상승 속도는 매우 가파른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여야는 한목소리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두고 ‘부족하다’고 말한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추경 계획에 대해 “수혈이 긴급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께는 여전히 너무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얼마 전 열린 ‘경남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자영업자 1명당 300만원 정도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은 이뤄져야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예산 뿌리기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나랏빚을 따져보면 정부가 쉽게 추경 규모를 키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선 국면에서 여야가 온갖 선심성 공약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계층 지원 등 꼭 필요한 돈을 본예산에 넣어두지 않고 초과세수로 추경을 편성하는 식의 논리가 자꾸 형성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초과세수가 나올 것인데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가 높다”고 전했다.

[세종=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