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대프리카’ 더위에 대구산 바나나 등장

이유종기자

입력 2017-06-14 17:23 수정 2017-06-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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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프리카’ 더위에 대구산 바나나 등장

#2
대구의 어느 주택 마당 한 켠에서 연두빛 활엽을 뽐내는 나무 한 그루.
커다란 꽃봉오리에 손가락 크기의 바나나 수십 개가 달렸습니다.

#3
지난해만 해도 9월에 잠시 꽃망울이 맺혔던 바나나 나무.
대구 도심 주택 마당으로 이식한 뒤 이렇게 6월 초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 것은 처음이죠.

“보통 9월에서 10월쯤에 한 번씩 (꽃이) 피기는 했는데
겨울오기 전에 다 죽어버리니까 한 번도 따 먹어 본 적은 없습니다.”
(김덕규, 바나나 나무 주인)

#4
‘대프리카’는 대구와 아프리카를 합친 신조어인데요.
대구는 여름이 유난히 덥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죠.
아스팔트 위에 날계란을 올리니 계란 후라이가 만들어질 정도입니다.

#5
한반도 기온이 올라가면서 열대 과일의 재배 한계선도 북상하고 있습니다.
바나나 성장에 가장 좋은 기온은 27도.
올해 5월 대구 낮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이 지난해보다 두 배나 많아
바나나 개화가 빨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6
이런 날씨가 이어진다면 특별한 재배 시설 없이도
대구에서 바나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죠.

“지금 5월 말에서 6월에 꽃이 피면 생육기간이 90~100일 사이
올 겨울이 가기 전에 수확이 가능합니다.”
(조재욱 / 경북도 농업기술원 연구사)

#7
대구 시민들도 바나나 수확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앞집에 있다보니 신기해서 자꾸 지나가면서 보게 된다.
이왕 저렇게 크고 있으니 잘 커서 맛있게 열렸으면 좋겠다.”
(김범주 / 대구 동구)

#8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아열대기후로 바뀔 수도 있다는 학계의 전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됐습니다.
아열대 작물을 연구하고 신품종 농작물을 개발하는 등 기후변화로 농업이 오히려 재도약을 할 수 있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유종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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