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月100만원 이상 수급자, 80만명 돌파…5년 만에 2배 급증
조유라 기자
입력 2024-12-11 19:48 수정 2024-12-11 19:57

● 100만 원 이상 수급자 내년 100만 명 돌파
1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매달 100만 원 이상 받는 수급자는 올해 5월 80만439명을 기록하며 80만 명을 돌파했다. 100만 원 이상 수급자는 지난해 12월 68만7183명이었으며 올 1월 7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을 비교하면 불과 5개월 만에 11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100만 원 이상 수급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것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집단 은퇴 때문이다. 705만 명에 달하는 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은 이미 은퇴가 마무리됐고, 954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들은 올해부터 은퇴를 시작했다. 베이비붐 세대 상당수는 1988년 시행된 국민연금에 20년 이상 장기 가입한 경우가 많아 연금 수급액이 이전 세대보다 많다.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월 100만 원 이상 수급자는 2007년 7월 처음 6명이 등장했다. 이후 2015년 11월 10만 명, 2018년 12월 2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2020년 5월 30만 명을, 2021년 7월 4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월 100만 원 이상 연금 수급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월 100만 원 이상 수급자 비율도 증가세다. 전체 수급자 중 월 100만 원 이상 수급자 비율은 2019년 12월 5.43%에서 올해 8월 12.13%로 약 5년 만에 2배 이상이 됐다.
●“하루 적자 885억 원 씩 늘어, 개혁 서둘러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연금개혁이 지연되면서 하루 885억 원, 매달 약 2조7000억 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현 제도가 유지될 경우 국민연금기금은 2041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6년 기금이 고갈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올해 5월 21대 국회에서 합의가 무산된 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9월 내는 돈(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현행 수준인 42%를 유지하는 연금개혁안을 발표하고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에선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내년 상반기(1~6월)에도 논의가 진척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조속한 연금개혁을 통해 기금 소진 시점을 뒤로 미뤄야 기금 고갈 후 보험료가 급격하게 오르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만이라도 빨리 반영해야 한다. 개혁이 늦어질 수록 국민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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