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의류 75% 할인”에도 썰렁한 매장… 美 블프, 최악 인플레에 열기 시들
뉴욕=김현수 특파원
입력 2022-11-28 03:00:00 수정 2022-11-28 07:21:49
쇼핑 최성수기, 뉴욕 백화점 르포
가정용품 등 필수품 매장만 붐벼
“임차료 내면 소비할 여력 없어”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블랙 프라이데이’ 둘째 날인 2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 ‘50%
할인에 25% 추가 할인’이란 안내문이 보인다. 하지만 고물가 여파 등으로 예년과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 25일부터 시작된 미 최대 쇼핑 성수기 ‘블랙 프라이데이’ 둘째 날인 이날 백화점 입구에서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겨울 이불, 가정용품 등 필수품 매장은 세일 폭이 큰 일부 물건이 품절될 정도로 붐볐다.
하지만 3층부터 입점한 여성복 및 남성복 매장은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한 여성복 매장 직원은 “50% 세일에 추가 25% 할인을 하는데도 예상보다 조용한 편이다. 그나마 해외 관광객이 돌아온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이처럼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40여 년 만에 최악 수준인 인플레이션에 경기 둔화 우려가 겹쳐 예년만 못한 분위기였다. 이달 발표된 미국 10월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물가가 높은 수준이라 ‘일단 싸면 뭐든지 사자’에서 ‘예산 내에서 필요한 것만’으로 변한 것이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인플레이션에 타격을 입은 소비자들이 예년처럼 충동구매를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 날 금요일부터 시작해 주말 동안 계속되는 할인 행사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한 해 최대 쇼핑 성수기의 시작이라 미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꼽힌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된 후 첫 명절이라 그간 보이지 않았던 ‘새벽 줄서기’도 다시 등장했다. 다만 뉴욕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주요 도시 외곽의 쇼핑몰은 평소와 비슷할 정도로 사람이 적었다. 시장 조사 회사 NPD그룹의 마셜 코언 수석 산업고문은 로이터에 “보통은 매년 이맘때쯤 (대형 쇼핑몰에서) 주차할 자리를 찾기가 힘든데 올해는 전혀 주차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8%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식료품과 휘발유 ‘핫 딜’(평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면 모를까 임차료를 빼면 남는 돈이 없어 소비가 어렵다”고 했다. 40대 주부 클레어 씨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할인 폭이 더 커질 테니 더 싼 물건이 나올 때까지 안 사고 버틸 것”이라고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가정용품 등 필수품 매장만 붐벼
“임차료 내면 소비할 여력 없어”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 25일부터 시작된 미 최대 쇼핑 성수기 ‘블랙 프라이데이’ 둘째 날인 이날 백화점 입구에서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겨울 이불, 가정용품 등 필수품 매장은 세일 폭이 큰 일부 물건이 품절될 정도로 붐볐다.
하지만 3층부터 입점한 여성복 및 남성복 매장은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한 여성복 매장 직원은 “50% 세일에 추가 25% 할인을 하는데도 예상보다 조용한 편이다. 그나마 해외 관광객이 돌아온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 자리가 남는다”
커피 캡슐을 사러 왔다는 할리마 씨(38)는 “75달러(약 10만 원) 이상 사면 추가로 두 박스를 더 주는 행사를 한다. 원래 쓰던 물건이라 그것만 사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 세일 중이던 장난감 ‘레고’ 코너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조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사러 왔다. 블랙 프라이데이에만 할인해주는 물건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 날 금요일부터 시작해 주말 동안 계속되는 할인 행사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한 해 최대 쇼핑 성수기의 시작이라 미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꼽힌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된 후 첫 명절이라 그간 보이지 않았던 ‘새벽 줄서기’도 다시 등장했다. 다만 뉴욕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면 주요 도시 외곽의 쇼핑몰은 평소와 비슷할 정도로 사람이 적었다. 시장 조사 회사 NPD그룹의 마셜 코언 수석 산업고문은 로이터에 “보통은 매년 이맘때쯤 (대형 쇼핑몰에서) 주차할 자리를 찾기가 힘든데 올해는 전혀 주차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 “임차료 빼면 남는 돈 없어 예산 빠듯해”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됐다는 점도 썰렁해진 블랙 프라이데이의 원인으로 꼽힌다. 온라인 쇼핑 추이를 분석하는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 첫날인 25일 온라인 쇼핑 매출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91억2000만 달러(약 12조2000억 원)로 집계됐다. 9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여전히 8%에 가까운 물가상승률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식료품과 휘발유 ‘핫 딜’(평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면 모를까 임차료를 빼면 남는 돈이 없어 소비가 어렵다”고 했다. 40대 주부 클레어 씨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할인 폭이 더 커질 테니 더 싼 물건이 나올 때까지 안 사고 버틸 것”이라고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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