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춰도… 안심전환대출 여전히 흥행 안되네

김도형 기자

입력 2022-11-22 03:00:00 수정 2022-11-22 04: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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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급목표 25조중 28%만 신청… “상환기간 짧고 집값 오른 영향”
당정 ‘집값기준 9억’ 추가확대 검토… “채권시장 불안 부채질” 지적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최저 3.7%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인 안심전환대출이 가입 문턱을 낮췄는데도 여전히 흥행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정이 내년부터 대출 요건을 현행 주택가격 6억 원에서 9억 원 이하로 더 완화하고 공급 규모도 50조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오히려 채권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올해 25조 원 목표인데 7조 원 신청

21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9월 1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안심전환대출 누적 신청 금액은 7조454억 원(5만7812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공급 목표(25조 원)의 28.2%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1단계 때 신청 조건이 까다로워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달 7일부터 요건을 대폭 완화해 2단계 신청을 받았다. 집값 기준은 4억 원에서 6억 원 이하로, 부부 합산 연소득 기준은 7000만 원에서 1억 원 이하로 높였다. 대출 한도도 2억5000만 원에서 3억6000만 원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2단계 신청액도 18일 현재 3조557억 원에 그치고 있다. 앞서 2019년 안심전환대출을 내놨을 때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신청이 폭주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 씨(39)는 “2년 전 주담대를 끼고 5억 원대 아파트를 샀는데 9억 원 이상으로 뛰었다”며 “수도권 주택 보유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책상품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의 상환 기간은 최장 40년인 데 비해 안심전환대출 만기는 10∼30년이다. 만기 30년이 넘는 주담대는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오히려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날 수 있어 갈아타기를 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다 집값 급등기에 혼합형 금리(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로 대출받은 사람들은 아직 대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지 않은 요인도 있다.
○ 안심전환대출 50조 원…자금시장 블랙홀 우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6일 당정협의회에서 내년부터 안심전환대출 주택 요건을 9억 원으로 더 높이고 대출 한도도 5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급 목표 역시 올해 25조 원, 내년 20조 원 등 기존 45조 원에서 50조 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글로벌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얼어붙은 채권시장에 또 한번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심전환대출 과정에서 주금공은 대출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한다.

주금공은 내년에만 28조 원가량의 MBS를 추가 발행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초우량 채권으로 분류되는 MBS가 쏟아지면 올해 한전채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인 것처럼 자금시장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MBS를 은행들이 받아주는 방식을 동원하더라도 자금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출 요건 완화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안심전환대출 주택 기준을 9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두고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집값 6억 원 이하가 이용하는 보금자리론 대출자들의 불만이 크다. 9억 원 집을 담보로 변동금리를 받은 대출자들이 금리 연 4%대 보금자리론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갈아탈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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