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아껴주는 공공와이파이, 국민들의 삶의 질 높여준다

박창규 기자

입력 2020-09-24 03:00 수정 2020-09-2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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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에 사는 직장인 한모 씨(41·여)는 요즘 집 앞 공원에 나갈 때마다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쓴다. 스마트폰으로 업무용 e메일을 확인하거나 종종 온라인 뉴스를 찾아 읽는다. 한 씨는 “집 밖에서도 데이터 요금을 걱정할 필요 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공공와이파이를 자주 애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 씨(28)는 학원까지 왕복 2시간 거리를 시내버스로 매일 오간다. 그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본다. 데이터 사용량이 제법 되지만 요금 부담은 없다. 이 씨는 “버스 안에서 공공와이파이를 무료로 쓸 수 있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굳이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 공공장소서 무료로 사용하는 공공와이파이

최근 주택가 공원이나 주민센터, 도서관 등 전국의 공공장소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료로 공공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시내버스도 증가하는 추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공공와이파이 설치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민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공공와이파이 이용하기’ 버튼을 누르고 있다. 공공 장소나 버스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는 광고 등을 볼 필요 없이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과기부 등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전국의 공공장소 1만8119곳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는 버스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 2만4000대를 더하면 약 4만2000여 곳에 깔려 있는 셈이다.

공공와이파이는 사용 요금이 무료다. 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데이터 사용량에 제약을 받지 않는 ‘무제한 요금제’ 사용자는 전체의 3분의 1 수준이다. 나머지 3분의 2는 이 씨처럼 데이터 사용에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이들은 식당이나 커피숍에 들어가면 먼저 무료 와이파이 사용 가능 여부부터 확인할 정도다.

무선 데이터 사용량도 늘고 있다. 휴대전화의 주된 기능이 과거 음성통화에서 인터넷 사용이나 동영상 감상, 사진 전송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가령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없는 일반 요금제 가입자가 스마트폰으로 720p 화질의 유튜브 동영상을 1시간 동안 본다면 데이터 사용료는 대략 얼마나 될까. 정보화진흥원은 1시간에 1126MB(메가바이트) 분량의 영상 데이터를 쓰고 1MB당 5.2원으로 계산할 때 5857원이 든다고 봤다. 똑같은 영상을 공공와이파이에 연결해 본다면 데이터 사용료 약 600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버스 공공와이파이의 경우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뒤 8개월간 실제 사용된 트래픽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 사용료는 37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이 사업에는 지난해까지 약 83억8000만 원이 투입됐는데, 지출 대비 약 4.5배의 수익을 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 깔린 공공와이파이는 추후 다양한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통신 인프라 역할도 할 수 있다. 예컨대 사물인터넷(IoT)과 연결해 주변의 교통현황, 기온,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국민 공공서비스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 와이파이 통합관리로 품질 높여야
정부는 올해 말까지 1만 곳에 공공와이파이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 설치할 물량과 2022년까지 예정된 물량을 더하면 약 4만1000곳에서 새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정부는 오래된 공공와이파이 설비를 최신 장비로 교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공장소에는 정부가 설치해 제공하는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외에도 각 지자체나 통신사가 별도로 설치한 와이파이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공공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의 역할과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통합관리센터는 곳곳에 설치된 와이파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장비 품질, 데이터 전송 속도 등의 관리 역할을 맡는 곳이다. 정부는 같은 공간에서 각기 다른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효과적인 설치 위치 선정 등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합관리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원격교육이나 원격근무 등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는 이때 공공와이파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용식 정보화진흥원장은 “공공와이파이 신규 구축 확대와 노후 장비 교체를 통한 품질 고도화를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가계 통신비를 줄여주고 지역 주민들의 통신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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