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대변에 혈액, 대장암 아닌 면역질환 의심도” 연구
뉴시스
입력 2022-07-20 10:15 수정 2022-07-20 10:15
국내 연구진이 대변잠혈과 전신 류마티스 관절염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일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노충균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대변잠혈 검사에서 양성 혈액성분이 확인됐지만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출혈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변잠혈 검사는 우리나라 국가 암검진 사업 중 대장암 검진프로그램에 일반적으로 쓰인다. 대변 내 혈액 성분의 유무 및 출혈 여부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스크리닝 검사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암검진 자료를 이용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대장암 검진을 받은 약 900만 명의 대상자 중 나이와 성별을 고려한 160만 명의 대변 면역화학검사 결과에 따라 양성과 음성으로 나눠 분석했다.
양성 환자군의 경우 추가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출혈이 확인된 대상자(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치질 등)는 제외했다.
두 그룹(양성, 음성)을 2019년 12월까지 약 8년 동안 추적 관찰해 면역매개염증질환 중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 건선 관절염의 발병률과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104만4955명 가운데 ▲류마티스 관절염 7645명(발생률 9.5명/1만 인년) ▲루푸스 208명(0.26명/1만 인년) ▲건선성 관절염 101명(0.13명/1만 인년)이 새롭게 발생한 점을 확인했다. 1만 인년은 1만 명당 1년 관찰했을 때 발생하는 수다.
가장 많이 발생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1만 인년당 9.5명 발생으로 그 수가 적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반 인구의 류마티스 발생률 1만 인년당 1.7∼4.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추적 1년차에 가장 많이 확인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대변 면역화학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온 경우 음성에 비해 위험도가 16% 더 높았고, ▲여성 ▲70세 미만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군에서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직접적인 인과관계에 의해 면역매개염증질환의 발생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의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아주대병원 의료정보학과 박범희 교수와 이은영 연구원을 비롯해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 연구팀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 내용은 올해 7월 의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BMC medicine’에 ‘대변 면역화학검사 양성과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 홍반 루푸스, 건성 관절염의 발병률과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노충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주로 시행하는 대변 면역화학검사가 발생기전이 복잡한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면역매개염증질환의 조기 발견에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대변 면역화학검사 이상 소견 시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되는 증상 혹은 위험요소가 있다면 일찍이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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