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혁신 기술 융합… 첨단산업 ‘글로벌 히든 챔피언’

박서연 기자

입력 2022-07-18 03:00:00 수정 2022-07-18 10:02:1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Stock&Biz]
㈜대성하이텍


대구에 자리한 ㈜대성하이텍은 정밀기계 부품가공으로 시작해 설립 27년 만에 매출 1000억 원대의 공작기계 및 산업기계의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올라섰다.

한국 산업기계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원도급 업체인 유명 일본 기계 메이커 중 하나인 NOMURA VTC를 인수하며 화제가 됐다. 1990년대 중반 정밀기계 부품을 일본에 납품하던 중소기업이 이례적으로 일본 원도급 업체를 인수하며 세계 일류 공작기계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는 국내 대표 초정밀 스마트 머시닝 솔루션 기업으로 우뚝 섰다.

뿌리 산업 기술과 초정밀 혁신 가공기술을 겸비한 대성하이텍의 내달 초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에 기관투자자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연일 추락하며 공모주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지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공모는 흥행 공식으로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밀 부품 사업 기반으로 성장 가속화


대성하이텍의 사업 분야는 크게 스위스턴 CNC 자동선반 사업과 컴팩트 머시닝 센터, 정밀부품 사업 3가지다.

주력인 스위스턴 CNC 자동선반은 세계에서 10개 안팎의 회사만 제작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은 정밀가공 장비다. CNC 자동선반이란 컴퓨터와 실시간 연결해 수치를 제어하고 운전하는 시스템 공작기계다. 범용 선반에 NC 컨트롤러를 장착해 정밀기계 부품을 빠르게 가공할 수 있는 공작기계로 전자기판의 불량 여부를 체크하는 프로브 핀(Probe Pin), 의료 임플란트, 전기차 부품, 무기와 같은 각종 방산 부품 등 다양한 전방산업의 제품 생산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장비다.

대성하이텍의 주력 제품인 ‘스위스턴 자동선반’.
스위스턴 자동선반은 오류 발생률이 ‘제로(0)’에 가깝도록 장비 내부의 부품과 조립 정밀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기술이 핵심이다. 24시간, 365일 무인 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다. 공작기계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위스턴 시장 규모는 약 1조2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약 75%는 일본 업체인 시티즌, 스타, 쓰가미 3개사가 장악하고 있다. 그 뒤를 대성하이텍이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1세대 소재·부품·장비 기업 대성하이텍은 2014년 6월, 75년 전통의 일본 CNC 자동선반 회사 ‘노무라 VTC’를 인수하면서 세계 일류 공작기계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제조업체가 원도급 회사인 일본 제조업체를 인수한 것은 국내 인수합병(M&A)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이례적 사건이었다. 하청기업의 일본 원청기업 인수는 불가능에 도전한 살아있는 전설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컴팩트머시닝센터
2018년에는 스핀들(회전축)이 2개 장착돼 일본 경쟁사 대비 생산성이 1.8배 향상된 컴팩트 머시닝 센터를 업계 최초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투 헤드(2 Head-2 Spindle) 컴팩트 머시닝 센터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의 협력업체에 대량으로 공급된다. 대성하이텍 측은 “전기차의 배터리 케이스 및 모터 부품 등에 특화된 장비인 컴팩트 머시닝 센터는 현재 매출 비중이 약 17%(170억 원)이지만, 매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시장성이 밝다”고 밝혔다.

정밀부품은 다양한 산업 기계의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각종 산업기계, 2차전지 및 반도체 장비, 의료기기 등 고정도의 품질을 요구하는 다양한 산업계 전반에 사용한다. 대성하이텍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8000여 종의 초정밀 부품을 다품종 소량생산하면서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및 스마트 공장의 확산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정밀기계시장의 기대치는 2022년부터 2차전지, 방산, IT 관련 부품의 공급 계약 완료로 인해 고성장이 예상된다.


첨단 산업 분야 진출로 글로벌 기업 도약


대성하이텍은 뛰어난 초정밀 가공 기술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높은 각종 고부가가치 산업 기계용 정밀부품과 반도체, IT, 우주 항공, 방산 등 여러 산업군에 들어가는 정밀기계 및 초정밀 부품 약 8000가지를 생산한다. 산업 기계 기술 고도화를 통하여 전기차 배터리, 전기차 모듈, 헬스케어 등 첨단 산업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다. 월드클래스 수준인 부품가공 기술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지역 내 ‘히든 챔피언’으로 유명하다.

국내 기업들이 각종 산업 장비의 핵심 부품 또는 장비들을 일본,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대성하이텍은 역으로 정밀부품을 일본·미국·독일 등 전 세계 25개국 75개 글로벌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맺으며 수출하고 있다. 매출의 75%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맞서 추진했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소부장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는 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도를 넘어 세계가치사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망기업을 선정·육성하는 사업이다.

기술로 국가에 애국한다는 ‘기술보국(技術報國)’ 정신으로 쉼 없이 달려온 대성하이텍은 정밀부품 및 완성기 분야에서 해외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매년 최고 수주 금액을 경신하고 있다. 현재 대구 본사와 서울 테크니컬센터를 비롯해 서일본·동일본 테크니컬센터, 베트남 대성하이텍 비나(VINA) 등 4개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정밀기계 경쟁력으로 코스닥 상장 ‘청신호’


공작기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질주하는 대성하이텍은 내달 초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8월 4일부터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대성하이텍은 이번 공모에서 총 332만2560주를 모집하며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9일~10일에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7400∼9000원으로 기업가치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 공모 금액은 246억∼299억 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982억∼1195억 원이다.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 비중은 상장 예정 주식 수의 34.2% 수준인 453만4036주다. 공모구조는 신주모집 260만 주(공모주식의 78.25%), 구주매출 72만2560주(공모주식의 21.75%)다. 구주매출은 전량 최우각 대성하이텍 회장이 보유한 주식이다. 상장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특히 올해 상장을 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1000 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 15곳 중 9곳이 중소·중견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대성하이텍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액 1000억 원(실적 1027억 원)과 영업이익 100억 원(실적 116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388억 원) 대비 약 31%(517억 원)나 증가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하반기 일본 히라노로 수출하는 2차 전자 장비 부품과 미국 등 해외로 선적되는 방산 부품 등 신규사업 매출을 통해 매출액이 약 1260억 원(전년 대비 22% 증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 기능올림픽 금메달 출신, 최우각 회장


(주)대성하이텍 최우각 회장

1975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정밀기기 분야에서 금상을 받았던 기술인 최 회장은 독일 지멘스와 합작회사였던 ‘금성통신’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당시 독일 엔지니어와 교류하며 정밀부품 생산기술을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익혔다.

최 회장은 “설립 첫해 1억 원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올리던 강소 기업을 27년 만에 12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키웠다.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공모 자금을 생산공장 증설과 연구개발에 중점적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2차전지와 방산 정밀부품을 대규모로 수주해 생산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프로브 핀, 폴더블 스마트폰 힌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라인업을 늘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깔려있다. 정밀 공작기계는 경기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실적을 올리는 경기 방어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시장 전망도 우세하다.

최 회장은 “코스닥 안착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회사가 향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창업 27년을 넘겼고, 그 자신도 30대 후반 열혈 청년사업가에서 칠순을 바라보게 됐지만, ‘팔리는’ 제품과 시장의 요구를 읽는 눈은 생기를 잃지 않는다. 스스로 ‘노력파’라고 부르는 공작기계 절대 강자의 모습이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