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정착 위해 투자자 교육-제도 개혁 필요”

이원홍 기자

입력 2022-06-30 03:00:00 수정 2022-06-30 03: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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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채널A ‘제31회 동아모닝포럼’

‘디폴트옵션 도입, 연금 백만장자 시대 열릴까’를 주제로 한 제31회 동아모닝포럼에서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포럼 참가자들. 왼쪽부터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정승혜 모닝스타코리아 상무,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동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 퇴직연금복지과장,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연금 백만장자 시대 열릴까’를 주제로 한 제31회 동아모닝포럼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이날 포럼에서는 7월부터 국내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는 것을 계기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혁과 운용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이 열띤 논의를 펼쳤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가입자가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설정한 상품에 투자하는 제도다. 기존 DC 가입자의 경우 금융지식이 없는 개인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다 보니 손실 회피를 위해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가 집중된 탓에 수익률이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미국의 DC형 퇴직연금인 401K계좌에 100만 달러(약 12억8300만 원) 이상을 보유한 근로자가 44만 명을 넘는다”며 “그 일등 공신으로 디폴트옵션이 꼽히고 있으며 401K계좌의 최근 연평균 수익률은 9%에 이른다”고 말했다. 권 차관은 “2005년 도입된 우리나라 퇴직연금은 300조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연간 수익률은 1∼2%에 그친다”며 “새로 도입되는 디폴트옵션이 수익률을 높이고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정부와 운용사업자, 기업과 근로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자인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국내에서 연금으로만 10억 자산을 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짚어 봤다. 김 고문은 남성 28세(연봉 2900만 원), 여성 26세(연봉 2700만 원)에 직장 생활을 시작할 경우를 상정해 퇴직연금(임금의 8.3%), 개인연금(연소득 4000만 원 미만은 연 400만 원, 4000만 원 이상은 700만 원 저축) 및 국민연금 등을 운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외벌이의 경우 연금운용수익률을 8% 이상 유지하며 65세까지, 맞벌이일 경우 5% 이상 운용수익률을 유지하며 60세까지 일한다면 연금 자산 10억 만들기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고문은 연금자산 10억 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 좀 더 적극적인 자산운용에 나서는 등 생애주기별 자산분배가 필요하다며 디폴트옵션에 포함되는 은퇴예상시기별 자산분배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은 외국 연금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고 특히 젊은 세대의 호응이 많았다”며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TDF 상품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상품들의 혁신이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상품들을 믿고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사전 심의와 수익률 창출 능력을 살피는 사후 적격성 규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새로 도입되는 디폴트옵션의 향후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디폴트옵션에 여전히 원리금보장 상품이 포함되어 있어 가입자들이 기존처럼 이 상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며 “가입자들이 디폴트옵션 상품을 쉽게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운용 현황의 공시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디폴트옵션에 대한 의무교육을 주장했다. 김 소장은 “제도 안내에 그치는 형식적 교육이 아닌 투자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투자에 대한 교육이 있어야 나이 들어서도 위험자산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정승혜 모닝스타코리아 상무는 “디폴트옵션을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로서는 이직할 때마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실정인데, 기존 계좌를 이전할 수 있도록 해 장기 연금운용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 퇴직연금복지과장은 퇴직연금의 발전 방향에 대해 “앞으로 퇴직연금 가입자를 더 늘리고 더 많은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은 국민연금에 비해 크게 낮다. 퇴직연금 운용사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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