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이제 시작… 기본기 다져야 성공”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2-04-14 17:42 수정 2022-04-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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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의 차’ 수상 등 최근 잇따른 성과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기본기=품질’을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정 회장은 품질에 대한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정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먼저 현대차그룹의 변화에 대해 몇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점수로 따지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되고 30점이나 40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변화하는 과정으로, 내부적으로도 변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특히 소프트웨어 부분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나부터 많이 변화해야 한다. 어떻게 변해야 할지는 내부적으로 알기 때문에 순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창업주께서 현대를 처음 시작할 때 정비소와 중동건설, 한강대교 등으로 일궜고, 그 당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의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 중으로,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지만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혼다를 제친 것에 대해 “혼다를 제치고, 상을 많이 타면 내부적으로는 성취감이 있을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품질 문제가 중요하다”며 “판매는 차를 잘 만들면 드러나게 돼 있지만 무엇보다 내부 체질을 바꾸는 것에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도 내부가 건강하고 체력이 좋아야 하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전자 장치가 많아지고 자율주행이나 편의성이 높아지더라도 품질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며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갈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많은 상을 받긴 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상 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도전 하는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의 라이벌은 우리로, 결국 이겨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의 정의는 사람들의 이동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며 “이번 코로나 상황을 지나며 여러가지 상황을 경험했고, 향후 미래의 획기적인 공간 이동 개념이 나오기 전까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그 안에서 자동차, UMA, 로보틱스 등의 영역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최근 불안한 국제정세에 대해 “예측하긴 어렵지만 항상 시나리오를 가지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신규 지역과 같은 기회 요인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보고, 회사 내에서도 예측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에 대해서는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45년에 맞춰 전동화를 적극 푸시하고 있다”며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는 것인 만큼,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는 “2026년까지 레벨3 수준을 완벽하게 하고, 레벨4도 사내 연구소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레벨4를 시작하는 것 보다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워낙 변수가 많지만 미국에 기준을 뒀을 때 2026년까지 일단 차를 만들어 생산,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배터리에 대해서도 “국가별, 지역별로 계획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어디가 가장 우리 기술과 결합됐을 때 시너지가 높은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가능성을 가지고 배터리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처럼 공장이 필요하다면 같이 투자하는 등 앞으로 다른 공장들도 이 같은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로보틱스 분야의 경우 “요소 기술이나 부품과 같이 로봇기술의 브레인이 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들과 협업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동차와 연관된 시너지는 로지스틱스 쪽에서 먼저 접목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소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정 회장은 “기계, 화학, 소재 등에 신경을 쓰고 투자를 많이 해 관련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좀 더 투자해 수치를 끌어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수소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원하는 목표가 있지만 이를 달성하는 것이 조금 지연될 수도 있겠다”며 “시행착오라 할수 있는 부분이 있어 이를 수정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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