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업 호감” 36% “비호감” 17%… ‘反기업 정서’가 달라진다
곽도영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3-22 03:00 수정 2022-03-22 08:39
[한국 기업 이미지 분석]본보-서울대팀 ‘기업 인식’ 조사
국내 기업의 이미지에 대해 호감을 갖는 일반인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본보가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전국 성인 남녀 5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기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 이미지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6.4%였다.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17.1%에 그쳤다.
호감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기업이 경제성장에 기여했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비호감이라 답한 사람들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 불공정한 이윤 추구, 소액주주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을 들었다. 이경묵 교수는 “2000년대 초중반 재벌 경영자들의 불법, 탈법 행위 등을 계기로 반기업 정서가 심화됐던 것과 다른 양상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상〉누그러지는 反기업 정서
‘2022년 기업인식’ 550명 설문조사
이번 조사에서 기업에 호감을 가진 응답자가 비호감 응답자의 배 이상 수준으로 나온 건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국가는 물론 나의 삶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022년 기업인식 조사’는 올 1월 성인남녀 5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동아일보가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기획했고 설문조사 진행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경제 성장과 국민소득 증가에 대한 기여’(36.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여’(24.4%),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공급’(18.9%), ‘우리나라와 국민의 세계적인 위상 제고’(12.4%)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활동이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응답자들의 인식이 기업 호감도를 끌어올린 것이다.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에서는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 증여 및 상속’ ‘비자금 조성 등 기업가의 사익편취와 정경유착’ 등이 아직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상당수 대중의 인식 속에는 여전히 과거 반기업 정서의 요인들이 남아 있는 셈이다.
기업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본인 혹은 자녀의 희망 일자리로 대기업 취업을 꼽기도 했다. 기업에 호감을 가진 응답자는 가장 원하는 진로로 대기업 취업(47.5%)과 공무원(20.5%)을 꼽았다. ‘비호감’ 응답자들은 공무원(37.2%), 대기업 취업(27.7%) 순으로 순서는 바뀌었지만 대기업 선호도가 여전히 컸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재벌 기업들의 불법, 탈법 행위가 신문과 방송에 수시로 보도되면서 반기업 정서가 강했다”며 “높은 청년 실업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등의 상황을 맞자 경제 기여도가 큰 기업에 호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경준 전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은 “최근 정부의 반기업 정책이 역설적으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이해시킨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외 가장 호감도가 높은 기업 유형으로는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대기업’과 ‘오너가 있는 대기업’이 꼽혔다. 기업인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으로 성장한 벤처 창업자와 삼성, 현대 등 거대 재벌기업 창업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게 조사됐다.
시장 경제에 대한 이해도와 부를 축적하는 사회적 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기업 호감도가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업 활동의 생리와 부의 축적에 대한 반감이 적을수록 기업을 좋게 평가한다는 의미다. 또 세계적으로 성장한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경영진의 능력과 인재 확보를 꼽은 응답자일수록 기업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다고 답한 이들도 기업에 호감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의 노력이나 능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에 가깝게 답할수록 기업 호감도가 높았다. 자신의 현재 소득 대비 미래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응답자의 기업 호감도도 높게 나타났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어떤 경로로 형성하게 됐는지에 따라서도 호감도가 갈렸다. 응답자 전체 기준으로는 ‘신문, 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기업의 모습’(40.4%), ‘기업에 종사, 주식 투자, 기업 상대 업무 등을 통한 직접 경험’(19.1%), ‘기업, 경영, 경제에 대해 배우고 학습한 결과’(12.6%) 순으로 기업 이미지가 형성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해 비호감을 가진 응답 집단의 경우 기업 이미지 형성의 경로 중 ‘정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의 발언’ 비중이 16.0%를 차지해 호감 응답 집단에서 2.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국내 기업의 이미지에 대해 호감을 갖는 일반인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본보가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전국 성인 남녀 5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기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 이미지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6.4%였다.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17.1%에 그쳤다.
호감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기업이 경제성장에 기여했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비호감이라 답한 사람들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 편취, 불공정한 이윤 추구, 소액주주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을 들었다. 이경묵 교수는 “2000년대 초중반 재벌 경영자들의 불법, 탈법 행위 등을 계기로 반기업 정서가 심화됐던 것과 다른 양상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기업,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기여”… 비호감층도 “취업은 대기업”
〈상〉누그러지는 反기업 정서
‘2022년 기업인식’ 550명 설문조사
‘2022년 기업인식 조사’는 올 1월 성인남녀 5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는 동아일보가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기획했고 설문조사 진행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참여했다.
○ 기업 ‘호감’ 이유는 “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
기업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본인 혹은 자녀의 희망 일자리로 대기업 취업을 꼽기도 했다. 기업에 호감을 가진 응답자는 가장 원하는 진로로 대기업 취업(47.5%)과 공무원(20.5%)을 꼽았다. ‘비호감’ 응답자들은 공무원(37.2%), 대기업 취업(27.7%) 순으로 순서는 바뀌었지만 대기업 선호도가 여전히 컸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재벌 기업들의 불법, 탈법 행위가 신문과 방송에 수시로 보도되면서 반기업 정서가 강했다”며 “높은 청년 실업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등의 상황을 맞자 경제 기여도가 큰 기업에 호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경준 전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은 “최근 정부의 반기업 정책이 역설적으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이해시킨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외 가장 호감도가 높은 기업 유형으로는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대기업’과 ‘오너가 있는 대기업’이 꼽혔다. 기업인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으로 성장한 벤처 창업자와 삼성, 현대 등 거대 재벌기업 창업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게 조사됐다.
○ 사회 제도 신뢰할수록 기업 호감도 높아
자신의 노력과 능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다고 답한 이들도 기업에 호감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의 노력이나 능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에 가깝게 답할수록 기업 호감도가 높았다. 자신의 현재 소득 대비 미래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응답자의 기업 호감도도 높게 나타났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어떤 경로로 형성하게 됐는지에 따라서도 호감도가 갈렸다. 응답자 전체 기준으로는 ‘신문, 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기업의 모습’(40.4%), ‘기업에 종사, 주식 투자, 기업 상대 업무 등을 통한 직접 경험’(19.1%), ‘기업, 경영, 경제에 대해 배우고 학습한 결과’(12.6%) 순으로 기업 이미지가 형성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해 비호감을 가진 응답 집단의 경우 기업 이미지 형성의 경로 중 ‘정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의 발언’ 비중이 16.0%를 차지해 호감 응답 집단에서 2.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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