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분야 선구자 ‘신경 관련 통증’ 치료에 도전장

안소희 기자

입력 2022-02-23 03:00 수정 2022-0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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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
수술 방법-치료 기구 외에 비수술 치료법 추간공확장술 독자 개발해 국내외서 인정
이후 각종 통증 개선에 관심… 양·한방 합친 융합의학 통해, 신경병증성 통증 약품 개발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다양한 원인으로 신경 관련 통증을 겪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서울 광혜병원 제공

척추중점병원인 서울 광혜병원의 박경우 대표원장은 본인을 ‘돈키호테’라고 말한다.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불도저처럼 몰아붙이는 무모함을 뜻하는 별명이다. 이런 성격 탓에 지금껏 숱한 삶의 풍파를 겪었고, 주변 지인과 가족들에게 원성을 듣기도 했다.

박 대표원장은 남다른 공학적 특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추간공확장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척추치료와 함께 ‘신경 관련 통증’ 치료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쉼 없는 도전으로 다양한 성과 이뤄
박 원장은 척추 수술 분야에서 △부분마취에 의한 퇴행성디스크 환자 PLIF cage 유합술(1998) △바이오플렉스(bioflex)라는 유연성을 지닌 반강성 척추 후방 고정술 기기(2005) △유연성을 지닌 후방접근 척추 유합케이지(2010) 등의 수술 방법과 제품을 개발해 국내외에 특허 등록을 했다. 척추 비수술 분야로는 추간공확장술을 독자 개발해 해외에서도 우수성·진보성을 인정받았고 한국, 일본, 미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최근에는 기타 난치성 통증 분야 연구에 매진한 결과 여러 면역세포들을 활성화해 면역을 증강하는 ‘백금강(白金强)’과 신경염증에 항염·진통 효과가 있는 ‘백금단(白金丹)’, 항암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는 백금정(白金精)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성과의 비결은 한계를 두지 않고 편견 버리기
박 대표원장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신경외과를 전공하고 임상강사를 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척추수술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본, 독일, 미국에서 연수를 받으며 척추수술 테크닉을 익혔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기존 방법을 답습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척추 수술 분야 개발로 이어졌다.

박 대표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만약 내 역할의 한계를 척추 수술에만 한정했다면 척추의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척추 수술의 한계에 대해 고민하다 추간공이 갖는 독특한 기능과 역할에 주목해 추간공확장술이라는 비수술적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원장은 척추 수술·비수술 이후에도 다양한 통증으로 고생을 하거나 척추 이외에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신경 관련 통증(신경병증성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만났다. 그는 환자들이 겪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최근 각광받는 양·한방 협진이나 융합의학 분야를 활용했다. 그가 양의로서 한의학이나 융합의학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갖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백금단, 백금강, 백금정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척수 손상에 의한 신경병증,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항암화학요법 관련 말초신경병증 등과 같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위해 개발된 전문 한의약품들이다.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숙명을 느낀 계기
박 대표원장이 신경외과 전문의 취득 후 지방 종합병원 봉직의로 근무할 때였다. 척수 전반에 퍼진 종양 때문에 치료를 포기한 젊은 여성 척수 종양환자가 그를 찾아왔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힘든 수술임을 알기에 그는 최선을 다했고 1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한 후 다행히 환자는 건강이 회복돼 퇴원했다.

수년 후 기억이 잊혀 질 무렵 그녀가 딸과 함께 서울에 있던 병원으로 건강히 그를 다시 찾아 왔었다. 박 대표원장은 “모녀를 보면서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느꼈고 향후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생을 바쳐 힘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원장은 현재 기존 신경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가 주축이 된 척추통증센터, 내과 및 영상의학과가 있는 건강검진센터 이외에도 한방내과를 추가로 개설하고 양·한방 협진을 통한 융복합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면역통증센터도 운영 중이다. 척추는 물론 여러 유관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각 분야 전문의로 구성된 우수한 의료진을 바탕으로 통합의료시스템을 구축해 선진 의료기술과 시스템을 세계에 보급해 나라에 이바지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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