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1800원 다시 넘어서나…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뉴시스
입력 2022-02-03 10:20 수정 2022-02-03 10:20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1600원 중반을 넘어서는 등 다시 치솟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 국제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국제 유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800원 돌파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0.76원 오른 ℓ당 1669.57원을 기록했다. 전국 가격은 지난달 10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끝내고 매일 1~2원 오르는 등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 휘발유 가격은 1월17일 1700원대로 올라선 이후 3일에는 ℓ당 1742.42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은 국제 유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는 원유 수요 확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가능성,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피습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우려 등으로 달러 가치가 급등한 것도 유가 부담을 더하고 있다. 원화가 약세일수록 원유를 사오는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영국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9.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과 31일에는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2일 88.26달러로 배럴당 9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 유가 강세에 이달 내 휘발유 가격이 1800원 선을 재차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데 2~3주 정도가 소요된다. 현재와 같이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지속되고 원화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휘발유 가격 상승 속도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지난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00원에 달하자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시행했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라지는 셈이다.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름값이 요동치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를 신설하는 등 석유류 가격 모니터링체계를 강화하고 유류세 인하 효과를 지속 점검하겠다”며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조치는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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