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지는데 물가는 오르고…설상가상 ‘오미크론’까지
뉴스1
입력 2021-12-02 17:01 수정 2021-12-02 17:02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찾아가던 우리 경제에 연거푸 복병이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차질의 영향으로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최근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해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의미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7% 감소했다. 5분기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앞서 실질 GNI는 2019년 4분기 0.2%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1분기 -0.6%, 2분기 -2.0%를 기록했다. 이후 같은해 3분기 2.3%, 4분기 1.1%, 올해 1분기 2.4%, 2분기 0.1%를 나타낸 뒤 3분기 -0.7%를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3% 성장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재화수출이 0.2%포인트(p), 민간소비가 0.1%p 상향 수정됐지만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0.5%p, 0.1%p 하향 수정된 결과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 차질의 영향이 올해 3분기 GDP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건설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건설이 지연된 영향이 건설투자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설비투자는 운송 장비에서 약간 하향 조정됐는데,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국제유가가 크게 치솟은 데 더해 농축수산물 가격마저 크게 오른 결과다. 이로써 소비자물가는 지난 10월(3.2%)에 이어 11월에도 두 달 연속으로 3%를 상회하게 됐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신 부장은 “10월과 11월 소비 관련 지표를 보면 소비자 심리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고 신용카드 사용 실적도 높은 증가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수출의 경우도 통관 기준으로 10월과 11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지난 주말부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전염병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서 실물 경제에 얼마나 영향 줄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오미크론이 얼마나 빨리 확산되고 치명률은 얼마나 심할지, 또 각국 방역 당국들은 어떻게 조치할지에 따라서 향후 물가나 성장률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이 여전한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공급 정상화 지연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물가에는 상방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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