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K하이닉스 中공장 제동…“中 반도체 자립 야망 새 역풍”
뉴시스
입력 2021-11-24 16:00 수정 2021-11-24 16:01
미국이 중국 공장에 최첨단 반도체 장비를 배치하려는 SK하이닉스의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중국의 반도체 자립 야망이 새로운 역풍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18일 한 외신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장쑤성 우시의 D램 반도체 공장에 초미세공정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배치하려고 계획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좌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EUV는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주목 받는 초미세공정의 핵심 기술이다.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모든 반도체 기업들이 장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중간 기술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무역을 제한했다. 이에 중국은 반도체와 같은 전략 기술 영역에서 자급자족 전략을 추진 중이다.
SCMP는 “SK하이닉스가 우시 공장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 설치 계획을 철회한다면 기술 자립을 추진 중인 중국에 쓰라린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등 자국 이외 지역에 있는 반도체 제조회사에 미국의 대중국 제재를 준수하라고 압박하면서 기술 격차를 좁히려는 중국의 노력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EUV 노광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앞서 미국은 중국 반도체 회사 SMIC(중신궈지)의 네덜란드 ASML로부터 EUV 노광장비를 수입하는 계획을 무산시킨 바 있다.
아울러 중국은 수년간 EUV 노광장비 개발에 매진했으나 여전히 성공하지 못했다.
네덜란드 ASML은 5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회로를 새겨넣을 수 있는 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전 세계 유일한 업체이자 삼성, TSMC 등 업체에 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게이브칼 틸리 장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사실상 모든 최첨단 반도체가 미국 기술에 기반해 제조되고 있어 미국은 최첨단 기술의 중국 수출을 차단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ASML의 EUV 노광장비도 미국 기술이 응용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중국 공장들이 현재는 성숙공정으로 분류되는 28㎚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어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SCMP는 “다만 장기적으로 미국이 삼성이나 TSMC에 자국내에 공장을 세우도록 하고, 대중국 수출 금지가 지속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는 훼손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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