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 달 착륙 장면, 실시간 4K로 볼 수 있을까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11-15 03:00 수정 2021-11-15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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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학-기업, 우주광통신 연구 착수

국내 대학과 민간기업이 손을 잡고 지상과 우주를 연결하는 우주광통신 기술 개발에 나섰다. 우주광통신은 레이저를 이용해 지상과 우주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고속 통신이다. 기존 교신 방식보다 이론적으로 100배 빠르다. 우주광통신 기술이 순조롭게 개발되면 2025년으로 예정된 미국의 달 착륙 장면은 4K 실시간 방송으로 시청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대 천문우주연구센터는 8일 에스이티시스템, 메타스페이스와 ‘초고속 우주광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졸업생들이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현재 인공위성과 우주탐사선이 지구와 교신하는 데는 전파를 이용한다.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확보한 자료를 전파 형태로 지상 기지국에 설치된 대형 파라볼라 안테나에 송신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한다. 김정훈 에스이티시스템 대표는 “군집 위성, 큐브 위성이 개발되면서 전 세계가 무수히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아있는 주파수 대역으로는 감당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전 세계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2018년부터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는데, 2029년까지 목표가 1만2000대에 이른다. 이는 지금까지 지구 궤도에 발사된 모든 인공위성의 수인 약 9000대보다도 많은 수치다. 우주광통신은 대기나 우주 공간에 레이저를 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 전파보다 최대 100배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통신 기기의 크기도 줄일 수 있다. 지상에서 전파를 받을 때 사용하는 파라볼라 안테나는 직경이 9m 정도 되지만, 레이저를 수신하는 광학망원경은 직경이 50cm에 불과하다. 또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레이저 송수신기도 전파 송수신기보다 작아서 다른 기능의 센서들을 더 장착할 수 있는 여유 공간도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레이저가 대기에 산란된다는 점이다.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응광학’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강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현 시점에서 레이저가 대기에 산란되는 정도를 먼저 파악한 뒤 실제 지상국과 인공위성이 교신할 때 알고리즘을 통해 산란되는 만큼의 값을 보정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내달 4일 발사하는 우주광통신 시험 모듈에서 이 기술을 적용해볼 계획이다. 김 대표는 “NASA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우주광통신 기술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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