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10년만에 폐지…자율적 ‘시간 선택제’로 전환

이지운 기자 , 김도형 기자

입력 2021-08-25 17:44:00 수정 2021-08-25 18: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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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심야(0~6시)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도입 10년 만에 폐지된다. 그 대신 자율적으로 게임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시간 선택제’ 이용이 확대된다. 정부는 25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 “부모도 스타크래프트 세대…자율지도 가능”
사진출처=pixabay
셧다운제가 폐지된다고 해서 게임 이용시간 제한이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 18세 미만 아동·청소년과 보호자가 자율적으로 이용 제한시간을 설정하는 ‘게임시간 선택제’가 셧다운제를 대신한다. 선택에 따라 셧다운제보다 더 강한 시간제한도 가능하다. 물론 아예 제한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 단, 부모(보호자)가 제한시간을 설정할 경우 자녀가 임의로 해제할 수는 없다.

시간 선택제는 2012년 도입됐다. 하지만 심야에는 셧다운제가 강제 적용된 탓에 이용률이 낮았다.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부모도 많았다. 정부는 시간 선택제 이용을 늘리기 위해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모든 게임의 제한시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각지대 청소년 보호를 위해 교사나 사회복지사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정부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던 게임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자녀와 함께 게임을 하는 등 이해가 높다”며 “가정에서 부모의 게임이용 지도가 가능한 환경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출시돼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온라인 게임이다. 최성유 여성가족부 청소년정책관은 “올해 안에 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마인크래프트 ‘19금’ 논란에 폐지 급물살
게임 셧다운제는 아동·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소년이 부모 명의를 도용하는 경우가 잦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적용 대상이 컴퓨터 게임으로 한정된 탓에 모바일(스마트폰)로 바뀐 게임 환경에선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19, 20대 국회에서 제도 개선이 추진됐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청와대 랜선 특별초청 영상‘ 속 게임(마인크래프트) 캐릭터로 변신해 가상공간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어린이날 축하 인사를 하는 문 대통령 내외와 아이들 모습. (청와대 제공) 2020.5.5/뉴스1



그러다 ‘마인크래프트 논란’을 계기로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마인크래프트는 아동·청소년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일부 교육용으로도 쓰이는 게임이다. 그런데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한국에선 성인만 이용할 수 있게 방침을 바꾼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이 게임을 운영 중인데, 셧다운제 준수를 위해 한국에서만 별도로 서버 관리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과도한 규제가 건전한 게임을 ‘19금’으로 만들었다”는 원성이 컸다. 세계 주요국 중 셧다운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 업계 “주홍글씨 지울 전환점… 적극 환영”
게임업계는 ‘게임은 나쁜 것’이란 부정적인 인식을 지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환영하고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 “강제적 셧다운제는 수많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게임산업을 옥죄었다”며 “이번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하며 앞으로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선제적으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진 우리 게임산업이 사회적 ‘주홍글씨’를 지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지 이후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동·청소년 인권보호단체 탁틴내일의 이현숙 상임대표는 “정부와 게임업계가 실효성 있는 청소년 보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학교에서 쉬는 시간을 두듯 일정 간격으로 게임 중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쿨링 오프’ 제도 도입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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