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티켓도 50분 ‘라이브 커머스 쇼’로 판다

김기윤 기자

입력 2021-07-29 14:56:00 수정 2021-07-29 15: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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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업계가 라이브 커머스로 손을 뻗고 있다. 배우들이 직접 영상에 출연해 공연을 소개하거나 작품에 임하는 개인적 소회, 경험도 털어놓는다. 일반 관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무대 뒤편의 배우 대기실, 분장실, 소품실을 보여주고 제작진을 소개하는 ‘백 스테이지’ 영상도 인기다.

공연의 이런 저런 면모를 보여주는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의 목적은 결국 티켓 판매. 팬들은 영상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타임세일’ 순간을 기다렸다가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매하고 실시간 반응도 남긴다. 실제로 방송을 마친 다음날이면 주요 티켓 예매 사이트서 해당 작품이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티켓 판매로 이어지는 성과도 쏠쏠한 편이다. 2009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처음으로 홈쇼핑에서 티켓 판매를 시작할 당시 큰 화제였으나, 홈쇼핑에선 다른 작품 판매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마니아층과 잠재 수요가 큰 라이브 커머스의 확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29일 오후 뮤지컬 ‘비틀쥬스’는 인터파크TV 채널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 쇼 ‘오늘도 전석매진’을 진행한다. 쇼의 길이는 약 50분. 작품에서 ‘리디아’ 역할을 맡은 홍나현 배우가 직접 일일 MC를 맡아 무대 이곳저곳을 오간다. 작품의 주역 배우인 정성화 유리아 이창용 김용수 전수미 등의 인터뷰도 담겼으며, 함께 작품을 만드는 스태프도 소개한다.

비틀쥬스의 또 다른 주역은 화려한 무대 세트와 다양한 퍼펫(인형). 홍 배우는 무대 세트를 비롯해 극 중 등장하는 스켈레톤 퍼펫 등도 직접 소개하며 쇼를 이어갔다.

라이브 커머스 쇼가 ‘라이브’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백스테이지 콘텐츠의 경우는 녹화 송출을 원칙으로 한다. 공연을 앞두고 무리하게 촬영을 진행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쇼를 기획한 CJ ENM 관계자는 “공연에 직접 출연하는 배우가 백 스테이지 풍경을 보여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줌으로써 잠재적 관객이 극을 보다 친근하고 재밌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앞서 뮤지컬 ‘드라큘라’ ‘시카고’ ‘팬텀’ ‘그레이트 코멧’ 등 대극장 뮤지컬도 유튜브 채널 ‘플레이DB’와 인터파크TV 등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마니아 관객층이 가장 두터운 김준수 배우가 ‘드라큘라’ 편에 출연하자 팬들은 “어제 관람했는데 백스테이지와 배우 인터뷰 영상을 보고 재관람 욕구가 생겼다”는 반응을 남겼다.

인터파크TV에서 공연 라이브 커머스를 총괄하는 김선경 팀장은 “팬데믹으로 공연계가 한창 힘들 때 시작한 라이브 커머스 쇼의 성과가 좋았다. 제작사들도 콘텐츠를 키워 침체된 공연계를 살려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별, 출연자별 편차는 큰 편이지만 동시접속자수가 평균 1만5000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다음날 전석 매진으로도 이어진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공연계서는 2019년부터 라이브 방송을 통한 판매 시도가 실험적으로 진행돼왔다. 뮤지컬 ‘시라노’는 홈쇼핑 채널인 CJ 오쇼핑이나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배우를 전화 인터뷰하거나 극장 로비에서 쇼도 진행됐다. 공연 티켓과 특별 MD상품도 함께 판매하는 ‘24시간 라이브 중계’도 있었다. 김 팀장은 “아직 초창기라 보완할 점도 많지만 팬데믹 시기에 극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에게도 라이브 커머스 쇼는 매력적 콘텐츠”라고 덧붙였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팬층이 결집하는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다른 매체보다 확장 가능성이 크다. 할인판매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마니아층에게 재관람을 유도하는 보완적 마케팅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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