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쌀 100% 국산화…‘종자 주권시대’ 연다

정승호 기자

입력 2021-06-15 03:00:00 수정 2021-06-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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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면적 99% 국산 품종 사용해도, 고시히카리 등 ‘1%의 벽’ 못넘어
전남도-농협 ‘종자주권 독립선언’… 우수품종 개발에 모든 역량 지원


8일 전남 함평군 엄다면 들녘에서 전남 쌀 종자주권 독립 선언을 선포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은 전통적인 쌀 주산지이지만 쌀의 국산화는 ‘1%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재배면적의 99% 가까이 국산 품종을 사용하고 있지만 고품질 브랜드 쌀에서는 일본 품종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고품질 쌀 시장에서 국산 품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수품종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와 농협전남지역본부가 전남 쌀 종자주권 독립선언을 했다. 8일 전남 함평군 엄다면 들녘에서 자치단체장, 지역농협조합장, 농업인 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 쌀 100%를 국산 종자로 바꾸겠다”고 선포했다.

참석자들은 ‘종자주권 독립 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외래 품종을 없애고 우리 토양, 우리 기후에 적합한 고품질 전남 쌀을 생산해 종자주권을 확보하고 소비자와 농민을 비롯한 전 국민의 식량안보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14일 농협전남지역본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벼 재배 면적은 15만6026ha로, 100여 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래종 재배 면적은 2195ha(1.4%), 모두 일본 품종이다. 품종별로는 히토메보레 1772ha(1.13%), 고시히카리 357ha(0.23%), 밀키퀸 66ha(0.04%) 등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전남 쌀 국산화 100%에 1%밖에 남지 않았지만 일부 전남 대표 브랜드 쌀은 여전히 일본 품종을 사용하고 있다. 전남도의 10대 브랜드 쌀에 선정된 해남 ‘한눈에 반한 쌀’과 함평 ‘나비쌀’이 히토메보레 품종을 사용하고 있다. 히토메보레 품종은 밥의 윤기가 좋고 부드러우며 식어도 밥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두 브랜드 쌀은 전남도가 선정하는 10대 브랜드 쌀 전체 매출 규모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도와 농협은 2017년부터 전남 쌀 명품화를 위해 국산 품종 육성에 나섰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하고 농협이 보급한 ‘새청무’는 전남에 가장 적합하고 기후변화에 강해 농업인의 선호도가 높다. 2019년 재배면적 1만 ha에서 올해 8만 ha로 늘어날 전망이디. 새청무가 전남 벼 재배 면적의 절반 넘게 차지하면서 외래 품종 감축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박홍재 전남도농업기술원장은 “히토메보레 등 일본 품종은 쓰러짐에 약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면서 “품종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지역 기후가 쌀 생산에 영향을 미치므로 국산 품종이 외래 품종을 앞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품종과 어깨를 겨루며 경쟁하는 국산 품종도 있다. 구수한 누룽지 향에 밥맛이 좋아 최근 매출이 크게 늘어난 전남 곡성의 ‘백세미’다. ‘2021년 전남 10대 브랜드 쌀’에 선정된 백세미는 국산 품종인 골든퀸3호를 사용하고 있다.

전남도는 벼 외래 품종 재배 면적을 2024년까지 1000ha 이하로 줄인다는 전략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2028년까지 새청무 쌀 등으로 완전 대체해 쌀 종자주권을 확립하겠다”며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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