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행안부가 ‘관평원 세종 이전 가능’ 설명”, 행안부 “전혀 사실 아냐… 이전 불가 재차 알려”

세종=남건우 기자 , 박창규 기자 , 강경석 기자

입력 2021-05-22 03:00:00 수정 2021-05-22 04: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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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행복청 보낸 관세청 공문속
‘행안부 유권해석’ 놓고 진실 공방
경찰 “국조실 수사 의뢰땐 특공 수사”
국민의힘 “공직자 특공 전수조사를”


들어갈 수 없는 관평원 세금 171억 원을 들여 세종시에 건설됐지만 이후 행정안전부의 ‘세종시 이전 불가’ 통보에 유령 청사로 남은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신청사의 모습. 20일 관평원 신청사는 텅 빈 채 문이 잠겨 있었다. 세종=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관세청이 실체가 없는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을 내세워 산하기관인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무조정실 조사에서 관세청이 가짜 근거로 청사를 이전하고 소속 직원들이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특공)을 받게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은 2018년 2월 ‘행안부 검토 결과’를 거론하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관평원의 세종시 이전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관세청은 이 공문에서 “행안부 검토 결과 ‘세종시 이전 제외 기관’의 본질적인 의미는 ‘이전을 반드시 해야 하는 기관에서 제외한다는 뜻’이며 이전 제외 기관으로 명시돼 있다고 해서 세종시로 이전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행복청이 관세청에 ‘관평원이 행복도시법 고시상 세종 이전 제외 기관으로 명시돼 관련 기관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걸자 관세청이 이런 공문을 보낸 것이다. 관세청은 이 공문에서 “행안부가 고시 개정을 통해 관평원이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되도록 긍정적으로 검토 후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세청의 공문을 받은 행복청은 2018년 6월 관평원 건축 허가를 승인했다. 신축 공사는 같은 해 10월부터 시작됐다.

행안부는 관세청의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 청사관리본부는 고시 변경이 가능할 수 있다는 취지를 관세청 쪽에 전달하거나 공문을 보낸 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행안부는 2018년 3월 관세청에 “관평원은 당초 비수도권인 대전에 위치해 이전 제외 기관으로 고시됐으며, 이후 기능과 명칭 등이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변경 고시 대상이 아니다”라며 “비수도권 소재 기관은 2005년 최초 고시 당시부터 세종시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공문을 보냈다. 관평원 청사 신축 공사가 진행되는 걸 뒤늦게 인지한 행안부는 2019년 9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두 기관이 진실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데도 관세청은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행복청에 해당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국조실 조사를 받고 있어 따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관세청의 공문이 허위로 드러나면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조실 관계자는 “관세청이 해당 공문을 보낸 경위와 관련해 과거 담당자를 찾아 현재 조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국조실이 관평원의 세종시 이전과 특공 논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수사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관계자는 “국조실 조사가 끝난 다음에 수사 의뢰가 오면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아파트 특공과 관련한 공직자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체면치레용 셀프 조사가 아니라 검찰 수사로 부도덕한 행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공직자들에 대한 아파트 특공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 / 박창규·강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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