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경쟁 없는 ‘아이디어스’는 신세계”
신동진 기자
입력 2021-04-22 03:00 수정 2021-04-22 04:16
쿠팡 대표 출신 정보람 COO 겸 CPO
지난해 7월 아이디어스에 합류한 정보람 전 쿠팡 대표(43)는 이런 역주행에 끌렸다. 쿠팡에서 간편결제(쿠팡페이)를 구축하며 ‘빠르고 쉬운 쇼핑’을 정답으로 여겼던 그다. 최저가와 당일배송 없이도 고객을 부르는 아이디어스는 새로운 세계였다. 아이디어스에서 정 전 대표는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았다.
6일 만난 정 COO는 “쿠팡이 ‘편리함’이라면 아이디어스는 ‘특별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노트북을 덮은 수제 원목 커버와 딸과 제작키트로 만든 가죽 가방도 아이디어스에서 구한 것들이다.
“생필품은 다른 마켓에서 살 수 있어도, 특별한 날 선물은 아이디어스를 찾게 되죠. 쿠팡이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는 데 특화된 서비스라면 아이디어스는 ‘나만의 물건’을 찾으려는 고객과 작가들을 연결해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편한 ‘작가 홈’도 연결을 ‘넛지’(자연스럽게 유도)해주는 기능이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자녀를 위해 산야초로 만든 화장품, 연예인이 쉬는 시간에 만든 반려동물 용품 등 작가 사연을 앞세워 배치했더니 고객들이 팔로하는 작가 수가 16% 늘었다.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배송이 늦어진다고 양해를 구하면 생면부지 고객들이 축하 인사를 건네는 등 ‘팬카페’ 같은 소통도 일어나고 있다.
직원-고객 사이 연결도 강화됐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도입하기까지 고객 반응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AB테스트를 2주 단위로 활성화했다. 현재 50명인 개발자도 연내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객의 취향과 개성에 기반한 거래인 만큼 가장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정 COO 생각이다.
정 COO는 아이디어스 거래에서 일어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도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입점하기 어려운 작가들이 판로를 찾아 연간 10억 원 매출을 넘기도 합니다. 경력단절 여성이나 퇴직자들이 경험과 솜씨를 나누며 제2의 인생을 살기도 하죠. 친환경 작품 기획전을 만들고, 공유 공방을 무료로 제공하며 ‘착한 연결’을 돕고 있습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정보람 아이디어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수공예와 연결을 뜻하는 ‘실’로 형상화한 작품 앞에서 웃고 있다. 쿠팡 대표였던 그는 이제 빠른 쇼핑 대신 착한 연결에 주목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온라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회사명 백패커)에서는 판매자를 ‘작가’로, 상품을 ‘작품’으로 부른다. 전국 2만4000여 명의 작가가 만든 수공예품부터 식품, 화장품, 직접 키운 농축수산물에 이르기까지 33만 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월간 활성 사용자(MAU) 500만 명에 지난해 거래액은 2000억여 원으로 해마다 2배로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아이디어스에 합류한 정보람 전 쿠팡 대표(43)는 이런 역주행에 끌렸다. 쿠팡에서 간편결제(쿠팡페이)를 구축하며 ‘빠르고 쉬운 쇼핑’을 정답으로 여겼던 그다. 최저가와 당일배송 없이도 고객을 부르는 아이디어스는 새로운 세계였다. 아이디어스에서 정 전 대표는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았다.
6일 만난 정 COO는 “쿠팡이 ‘편리함’이라면 아이디어스는 ‘특별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노트북을 덮은 수제 원목 커버와 딸과 제작키트로 만든 가죽 가방도 아이디어스에서 구한 것들이다.
“생필품은 다른 마켓에서 살 수 있어도, 특별한 날 선물은 아이디어스를 찾게 되죠. 쿠팡이 고객의 시간을 아껴주는 데 특화된 서비스라면 아이디어스는 ‘나만의 물건’을 찾으려는 고객과 작가들을 연결해주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개편한 ‘작가 홈’도 연결을 ‘넛지’(자연스럽게 유도)해주는 기능이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자녀를 위해 산야초로 만든 화장품, 연예인이 쉬는 시간에 만든 반려동물 용품 등 작가 사연을 앞세워 배치했더니 고객들이 팔로하는 작가 수가 16% 늘었다. 자녀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배송이 늦어진다고 양해를 구하면 생면부지 고객들이 축하 인사를 건네는 등 ‘팬카페’ 같은 소통도 일어나고 있다.
직원-고객 사이 연결도 강화됐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도입하기까지 고객 반응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AB테스트를 2주 단위로 활성화했다. 현재 50명인 개발자도 연내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객의 취향과 개성에 기반한 거래인 만큼 가장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정 COO 생각이다.
정 COO는 아이디어스 거래에서 일어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도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입점하기 어려운 작가들이 판로를 찾아 연간 10억 원 매출을 넘기도 합니다. 경력단절 여성이나 퇴직자들이 경험과 솜씨를 나누며 제2의 인생을 살기도 하죠. 친환경 작품 기획전을 만들고, 공유 공방을 무료로 제공하며 ‘착한 연결’을 돕고 있습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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