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 묘연했던 다빈치 ‘살바토르 문디’…사우디 왕세자 요트에 걸려있었다
김민 기자
입력 2021-04-13 16:08 수정 2021-04-13 16:18
동아일보DB
2017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경매에서 당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였던 4억5000만 달러(약 5062억 원)에 팔린 뒤 행방이 묘연했던 그림 ‘살바토르 문디’가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6)의 초호화 요트에 걸려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 그림은 지난해 말까지 홍해 인근 신도시 네옴의 요트 정박지에 있던 왕세자의 요트 안에 걸려 있었다. 이 요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홍해 밖을 벗어나지 못하다 최근 정비를 위해 네덜란드 조선소로 보내졌다. 요트가 네덜란드로 떠나기 전 이 그림은 사우디 내부의 비밀 장소로 옮겨졌다.
사우디와 프랑스가 살바토르 문디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인 정황도 포착됐다. 사우디 측은 파리 루브르박물관이 2019년 말 다빈치 사망 50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시회를 열었을 때 이 그림을 대여해주는 조건으로 루브르의 최고 명물 ‘모나리자’ 바로 옆에 걸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루브르박물관은 살바토르 문디와 모나리자를 나란히 전시하기 위해 특수유리 보호장치 안에 있는 모나리자를 꺼내서 이동시킨다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사우디 측 역시 모나리자 옆이 아니면 대여해주지 않겠다고 완강한 태도로 맞섰다.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살바토르 문디 역시 다빈치 사망 500주년 특별전에 등장하지 못했다. 이후 왕세자 소유의 초호화 요트에 계속 걸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미술 전문가는 오래 된 그림이 습기와 염분이 가득한 바닷가 요트 속에서 상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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