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1000만명이 당근마켓 이용한다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4-13 03:00 수정 2021-04-13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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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간 활성 이용자 1000만명 넘어… 가입자 93.3%가 구매자이자 판매자
MZ세대, 중고 거래에 우호적
“편의성-신뢰도 높여 시장 확대”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신윤희 씨(29)는 최근 옷장을 정리하다가 안 입는 옷을 발견해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올렸다. 바로 당일 옆 동에 사는 주민을 직접 만나 옷을 판매했다.

국민 5명 중 1명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활동 범위가 줄어든 데다 환경과 가성비를 따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중고 거래에 우호적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단위로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퍼로컬’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근마켓은 지난달 기준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U)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WAU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들 생활에 밀착해 있다고 본다.

당근마켓은 카카오 출신인 김용현, 김재현 공동대표가 2015년 출시한 온라인 중고 거래 서비스다. ‘최대 반경 6km’라는 원칙(현재 지역별로 상이)을 세운 뒤 전국을 6500개 구역으로 잘게 나눠 지역별로 중고 거래를 연결시켰다.

‘동네 주민과 믿고 중고 거래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달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 수는 20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500만 명에 달한다. 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1번 이상 중고 물품을 판매한 이용자 수도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가입자의 93.3%가 중고 물품 구매자인 동시에 판매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근마켓은 ‘국민 중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당근한다(당근마켓으로 중고 거래한다)’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전화번호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을 정도로 편의성이 높고, 대면 거래 방식으로 서비스가 설계돼 중고 거래에서 문제가 돼 왔던 사기 가능성도 줄였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생활 반경이 줄어들면서 근거리 사용자들끼리의 거래에 관심이 집중됐다는 점도 당근마켓 인기에 한몫했다. 당근마켓 MAU는 지난해 3월 660만 명에서 올해 3월 1500만 명으로 1년 만에 약 2.3배로 증가했다.

‘하이퍼로컬 서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네이버도 지난해 말 관심 지역의 중고 거래나 인기 카페를 보여주는 ‘이웃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는 동네 이웃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웃톡’을 내놓기도 했다.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윤덕환 콘텐츠사업부 이사(심리학 박사)는 “당근마켓은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중고 거래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 관계가 성립한다”며 “상대적으로 지불 능력이 부족한 MZ세대에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주는 측면이 있어서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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