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부는 고용시장…실업률 오르면 대졸 취업자는 임금 감소
박희창기자
입력 2021-03-15 18:43 수정 2021-03-15 19:19
2019.8.21/뉴스1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졸 신규 취업자의 1, 2년차 연봉이 2% 넘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 침체로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대졸 취업자의 임금은 3, 4년차에도 2%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5일 내놓은 연구보고서 ‘고용 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 미치는 장단기 영향’에 따르면 졸업연도의 전체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신규 대졸 취업자들의 연간 임금은 2년차까지 4.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령 초봉 3300만 원을 받는다고 하면 경기가 좋을 때 취업한 사람보다 연간 142만 원을 적게 받는다는 뜻이다. 3, 4년차에도 대졸 취업자의 연간 임금은 2.3% 감소했다. 경제위기로 인해 발생한 임금 감소의 여파가 입사 4년차까지도 이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고용시장이 악화된 지난해도 신규 대졸 취업자의 연간 실질 임금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지난해 실업률이 평년보다 0.5%포인트 오른 만큼 신규 대졸 취업자의 1, 2년차 임금은 2.15% 감소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22년(1998~2019년)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했다.
보고서는 임금 손실이 발생하는 주요 요인으로 하향 취업 증가, 기술 축적 기회 상실, 비효율적 구직 활동, 승진 기회 부족 등을 꼽았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졸 취업자들이 단순노무직 등 대졸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하향 취업은 10%가량 증가했다.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낮아졌다.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르면 대기업 취업 가능성은 1, 2년차에 3.5%포인트 낮아지고, 3, 4년차에도 2.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남성 대졸자의 경우 대기업 취업 가능성이 3, 4년차까지 4~6%포인트 떨어졌다. 상위권 대학 졸업자는 6년차까지도 최대 16%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상위권 대학 졸업자일수록 대기업에 들어가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박희창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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