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썩다…LH 출장비 부정수급, 5년차 미만이 46%
뉴시스
입력 2021-03-15 09:40 수정 2021-03-15 09:42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땅 투기 의혹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출장비를 부정 수급한 직원들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입사 5년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성남시 분당구 갑)이 LH 감사실로부터 확보한 ‘LH 임직원 출장비 부정수급 자체조사(조사기간 2020년 3~5월) 결과 및 부정수급자 근속기간’에 따르면, 총 부정수급자 2898명(총 임직원 9449명·지난해 4분기 기준) 중 근속 연수가 5년차 미만이 직원이 1335명(전체의 4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위를 10년 차 미만으로 확대하면 비율은 52.5%(1524명)까지 올라갔다. 이어 10년 차 이상~20년 차 미만은 590명(20.3%), 20년 차 이상~30년 차 미만은 343명(11.9%), 30년 차 이상은 439명(15.1%)으로 각각 나타났다.
LH땅 투기 의혹 사태가 심화되는 중 주로 젊은층이 이용하는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LH소속임을 인증하는 이용자들이 국민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다수 올려 논란이 됐다.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빨면서 다니련다”, “우리 회사 만의 혜택이자 복지”,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쓴다” 따위의 글을 올려, LH가 저연차 때부터 광범위하게 도덕적 해이와 비리에 관용적인 분위기가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출장비 관련 내부 비위자 명단에 저연차 직원들의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LH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부정수급자의 근무지가 공교롭게도 최근 땅 투기 의혹의 중심에 있는 본사와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본사와 서울(용산특별본부 포함)·경기·인천지역본부 내 부정수급자 수는 총 1601명으로 전체의 55.2%를 차지했다. 개별적으로는 인천지역본부가 496명(17.1%)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본사(483명·16.6%),서울지역본부(402명·13.8%) 순이었다.
김은혜 의원은 “연차가 낮은 직원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LH의 조직 문화가 작은 비리에 얼마나 관용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번 LH 투기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針賊大牛賊(침적대우적), 바늘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내부의 작은 비리를 눈 감고 덮어주다가 더 큰 범죄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도덕적 해이가 조직전체로 퍼질 가능성을 미연에 차단 할 수 있도록 감사 기능의 회복과 점검을 위한 입법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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