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골퍼 연속 우승, LPGA서 두번에 그친 이유는…

김정훈 기자

입력 2021-03-05 03:00 수정 2021-03-05 08:5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코르다 자매, 소렌스탐 자매 이후 21년 만에야 진기록 만들어내
자매 골퍼 전세계에 많이 있지만 대부분 한쪽이 압도적 기량 보여
코르다 자매는 6승-4승으로 비슷


[1] 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제시카 코르다(오른쪽)와 동생 넬리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동아일보DB
‘21년.’

‘자매 연속 우승’이라는 진기록이 나오기까지는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뀐 시간이 흘러야 했다.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1950년 출범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자매 연속 우승은 두 번에 불과하다.

올해 LPGA투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주인공은 코르다 자매다. 1월 LPGA투어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언니 제시카 코르다(28·미국)가 우승한 뒤 이달 1일 미국 올랜도에서 끝난 두 번째 대회 게인브리지 챔피언십에서는 동생인 넬리(23)가 정상에 올랐다. 2000년 3월 안니카 소렌스탐(51·스웨덴)과 샬로타(48) 자매 이후 21년 만에 나온 자매 연속 우승이다.

[2] 2013년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해 다 잡은 우승을 놓친 에리야 쭈타누깐(오른쪽)이 눈물을 흘리자 언니 모리야가 위로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시즌 개막 후 열린 2개 대회 우승을 휩쓴 코르다 자매는 4일 개막된 LPGA투어 3번째 대회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by 볼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은 1, 2라운드 조 편성에서 코르다 자매와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을 함께 묶어 최고 흥행카드로 삼았다.

언니 제시카는 LPGA투어 통산 6승을 거뒀으며 넬리는 4승을 올렸다. 자매가 모두 프로골퍼로 활동하는 사례는 국내외 투어에서 적지 않지만 이들 자매처럼 둘 다 고르게 성적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태국의 모리야 쭈타누깐(27)과 에리야(26) 자매는 LPGA투어에서 제시카 자매보다 1승 많은 11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한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동생 에리야가 10승을 수집한 반면 언니는 1승에 머물렀다.

[3] 박희영(오른쪽)과 박주영은 한국 여자골프의 대표적인 자매 골퍼다. 언니 박희영은 LPGA투어에서, 동생은 국내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동아일보DB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자매 골퍼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언니나 동생 가운데 한 명의 실력이 월등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국 자매 선수 중 유일하게 LPGA투어 무대에서 함께 뛰었던 박희영(34) 박주영(31) 자매도 박희영이 3승을 거둔 반면 박주영은 2015년 퀄리파잉스쿨 통과 뒤 한 시즌만 뛰고 돌아왔다. 박희영은 미국 진출 이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통산 3승을 올렸다. 박주영은 222개 투어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우승은 없다.

KLPGA투어에 따르면 자매 회원은 조윤희-윤지, 윤채영-성아 등 31건에 이르지만 자매가 모두 우승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조윤희, 윤채영만이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코르다 자매의 경우에는 부모부터 형제자매가 모두 뛰어난 운동선수로 유전자 자체가 운동선수에 최적화돼 있는 것 같다”며 “자매 연속 우승이 21년 만에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자매 선수가 함께 잘하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한 집안에서 두 명의 선수에게 모두 집중할 수 없는 등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