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일자리’도 한계? 60세 이상 취업 11년만에 감소

세종=주애진 기자

입력 2021-02-10 17:51:00 수정 2021-02-10 18: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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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한파가 닥친 지난달 사라진 일자리의 절반 이상(53.8%)은 20, 30대 일자리였다. 청년층의 일자리 충격이 컸다는 뜻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점, 도·소매업 아르바이트 자리가 크게 줄었는데 기업들마저 경영이 어려워 채용을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일자리 숫자를 늘려주던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까지 약 1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나랏돈을 들여 공공 부문에서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식의 정부 주도 일자리대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라진 일자리의 절반은 2030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20대와 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각각 25만5000명, 27만3000명 줄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올 1월 서비스업 취업자가 작년 같은 달보다 89만8000명 줄어든 영향이 컸다. 주로 숙박·음식업(―36만7000명), 도소매업(―21만8000명) 등 대면서비스 일자리가 감소했다. 이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들이 일자리를 많이 잃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임시직과 일용직 근로자도 각각 56만3000명, 23만2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도 1만5000명 줄었다. 2010년 2월(―4만 명) 이후 약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그간 재정을 풀어 공공분야에서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60세 이상 취업자가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사업이 지난해 말 종료된 뒤 일자리가 쪼그라든 것이다.

문제는 잠재된 실업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일시 휴직자는 89만2000명으로 늘었다. 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일시 휴직자란 쉬고 있어도 지금은 취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회사 형편에 따라 언제든 실업으로 내몰릴 수 있다. 취업과 실업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 “직접일자리 90만 개” 또 땜질 처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1월 고용동향 주요내용을 토대로 고용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1.2.10/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며 “고용지표의 힘든 모습에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1월을 바닥으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정부는 1분기(1~3월) 안에 일자리 ‘90만 개+α’를 직접 만들고 6월까지 청년과 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에서 고용을 촉진하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벤처 창업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랏돈으로 만드는 재정일자리에 기댄 일자리 정책으로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고용참사가 벌어진 것도 작년 1월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조기 시행하면서 취업자가 5년여 만에 최대인 56만8000명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 당시 60세 이상 취업자가 역대 최대인 50만7000명 늘었다.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 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뿐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이 고용 성적표에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일자리는 숫자(통계)만 좋아질 뿐 실제 경제의 생산성을 키우지는 못 한다”며 “민간 분야에서 생산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재정과 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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