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 말고 카톡으로 할까요?”…돈만 받고 잠적, 중고 사기 주의보
신무경 기자
입력 2020-07-24 17:30 수정 2020-07-24 17:41
“중고마켓 앱 채팅 말고 카카오톡으로 대화할까요?”
직장인 A 씨는 이달 초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그간 갖고 싶었던 에어팟이 중고 시세(15만 원) 대비 3만 원 가량 싸게 나와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이런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중고 거래 사기가 많아 앱 내 에스크로 결제(물건을 받은 뒤 대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원했지만 판매자는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괜찮다’고 안심시키며 카톡으로 링크를 보냈다. 해당 사이트에는 두 사람이 협의한 금액과 가상 계좌번호가 적혀있었다. A 씨는 의심 없이 돈을 보냈다. 하지만 판매자는 그 뒤로 물건도, 답변도 보내지 않았다. 알고보니 결제했던 사이트는 실제 네이버페이와 비슷하게 꾸민 피싱 사이트였던 것이다.
카톡으로 유도해 앱에서 제공하는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피한 뒤 네이버를 사칭한 피싱 사이트를 통해 안심시키고 돈을 가로채는 온라인 중고 거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자로 협상을 하다가 돈만 받고 잠적하던 사기 유형에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덩달아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출처가 의심되는 인터넷주소(URL)나 계좌번호가 뜰 시 경고 알람을 띄우는 중고 거래 앱의 채팅창에서 벗어나 카톡으로 유인해 돈만 받고 잠적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카톡을 통해 피싱 사이트 내지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 사이트를 사칭한 이미지에 계좌번호를 담아 보내 송금을 유도한다. 카톡에서 중고거래 앱 공식 상담원인 양 사칭해 돈을 보내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이 같은 수법이 늘어난 이유를 업계에서는 중고시장을 타겟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해외 사기범들이 늘어 탓으로 보고 있다. 계좌번호 입금자명에 중국어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대포폰을 만드는데 비용이 드는데다 사기에 이용한 폰 번호가 노출되면 다시 활용하기 어려운 반면 카톡 가입은 쉽고, 네이버페이 피싱 사이트는 한 번 만들어두면 계속 사용할 수 있어 이런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가 중고나라를 비롯한 온라인 카페(웹)에 2015년 8월 에스크로 결제를 도입했고, 중고거래 앱 사업자들도 2016년부터 해당 방식을 도입해가면서 문자를 주고받으며 사기를 치는 행위가 어려워진 점도 있다.
사정이 이렇자 중고 거래 업체들도 모니터링 시스템 및 인력 투자 확충에 나섰다. 중고나라는 5월 온라인 카페에서 사기성 글을 모니터링 하는 부서 인력을 전체 직원의 10%에서 20%까지 늘렸다. 번개장터는 사기꾼들이 활용하는 이미지, 대화 패턴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사전에 사기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AI를 활용한 사전 검수를 통해 문제가 되는 게시글을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중고 거래 앱을 벗어나 카톡에서 거래하자고 말하는 순간 사기일 가능성이 99.9%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구매자 수수료(거래액의 3.5%)가 들더라도 에스크로 결제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직장인 A 씨는 이달 초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그간 갖고 싶었던 에어팟이 중고 시세(15만 원) 대비 3만 원 가량 싸게 나와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이런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중고 거래 사기가 많아 앱 내 에스크로 결제(물건을 받은 뒤 대금을 지급하는 형태)를 원했지만 판매자는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괜찮다’고 안심시키며 카톡으로 링크를 보냈다. 해당 사이트에는 두 사람이 협의한 금액과 가상 계좌번호가 적혀있었다. A 씨는 의심 없이 돈을 보냈다. 하지만 판매자는 그 뒤로 물건도, 답변도 보내지 않았다. 알고보니 결제했던 사이트는 실제 네이버페이와 비슷하게 꾸민 피싱 사이트였던 것이다.
카톡으로 유도해 앱에서 제공하는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피한 뒤 네이버를 사칭한 피싱 사이트를 통해 안심시키고 돈을 가로채는 온라인 중고 거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자로 협상을 하다가 돈만 받고 잠적하던 사기 유형에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온라인 중고 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에 따르면 이 회사 카페(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의 월간이용자수(MAU)는 6월 현재 1266만 명으로 전년 동기(1110만 명) 대비 14% 가량 상승했다.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의 간편결제 서비스 번개페이 거래액은 1분기(1~3월) 현재 298억 원으로 전년 동기(120억 원) 대비 148% 가량 늘었다.
사기 유형들
사기 유형들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덩달아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출처가 의심되는 인터넷주소(URL)나 계좌번호가 뜰 시 경고 알람을 띄우는 중고 거래 앱의 채팅창에서 벗어나 카톡으로 유인해 돈만 받고 잠적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카톡을 통해 피싱 사이트 내지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 사이트를 사칭한 이미지에 계좌번호를 담아 보내 송금을 유도한다. 카톡에서 중고거래 앱 공식 상담원인 양 사칭해 돈을 보내게끔 유도하기도 한다.
이 같은 수법이 늘어난 이유를 업계에서는 중고시장을 타겟으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해외 사기범들이 늘어 탓으로 보고 있다. 계좌번호 입금자명에 중국어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다수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대포폰을 만드는데 비용이 드는데다 사기에 이용한 폰 번호가 노출되면 다시 활용하기 어려운 반면 카톡 가입은 쉽고, 네이버페이 피싱 사이트는 한 번 만들어두면 계속 사용할 수 있어 이런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가 중고나라를 비롯한 온라인 카페(웹)에 2015년 8월 에스크로 결제를 도입했고, 중고거래 앱 사업자들도 2016년부터 해당 방식을 도입해가면서 문자를 주고받으며 사기를 치는 행위가 어려워진 점도 있다.
사정이 이렇자 중고 거래 업체들도 모니터링 시스템 및 인력 투자 확충에 나섰다. 중고나라는 5월 온라인 카페에서 사기성 글을 모니터링 하는 부서 인력을 전체 직원의 10%에서 20%까지 늘렸다. 번개장터는 사기꾼들이 활용하는 이미지, 대화 패턴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사전에 사기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AI를 활용한 사전 검수를 통해 문제가 되는 게시글을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중고 거래 앱을 벗어나 카톡에서 거래하자고 말하는 순간 사기일 가능성이 99.9%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구매자 수수료(거래액의 3.5%)가 들더라도 에스크로 결제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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