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리는 촬영중” 사내모델에 꽂힌 패션기업

김은지 기자

입력 2020-07-02 03:00 수정 2020-07-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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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얼굴로 고객 선택에 도움”
직원들도 “색다른 경험” 지원 몰려



패션 기업이 연예인이나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 사내 모델을 활용해 마케팅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사원을 모델로 촬영한 패션 화보를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 공개하는가 하면,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서 코디 팁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내 모델은 전문 모델보다 친숙한 얼굴, 체형으로 고객의 제품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지인의 스타일을 참고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친근감이 높다. 또 해당 회사 직원이 직접 제품을 추천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더 큰 신뢰감을 준다.

실제로 사내 모델이 주축이 된 콘텐츠가 흥행을 거두면서 브랜드의 매출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 의류 브랜드 ‘텐먼스(10MONTH·사진)’는 올 3월 자사 온라인몰 SI빌리지에서 20, 30대 사내 모델 6명을 주인공으로 한 화보를 공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직원과 함께하는 텐먼스 추천 출근룩’이라는 주제로 공개된 화보 속 모델은 이 회사의 디자인, 상품기획(MD),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는 대리, 과장급 직원이다. 화보가 호응을 얻어 해당 기간 텐먼스 제품의 매출이 직전 한 달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인기에 힘입어 직원을 모델로 한 2차 화보 촬영을 앞두고 있다.

LF는 올 3월부터 직원들이 출근 복장을 소개하는 잡지형 화보 콘텐츠 ‘드레스코드’를 운영 중이다. 2주마다 자사 온라인몰인 LF몰 메인 페이지를 통해 화보를 공개한다. 제품 정보는 물론이고 직원들이 추천하는 스타일링법, 코디 노하우까지 전해 3개월 만에 LF몰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회센터(회사 갈 때 센스 터지는 코디법)’라는 이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이다. 남성 사내 모델들이 팀장, 과장, 사원 등으로 캐릭터가 설정된 가상의 인물 3인으로 분해 연령별, 체형별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직원들의 얼굴을 큰 물안경으로 가려 패션에만 관심이 집중되게끔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사내 모델 지원은 직원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이벤트다. 젊은 직원들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흥미롭고 색다른 경험으로 여겨 지원자가 몰린다고 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최근 모집한 텐먼스 사내 모델의 경쟁률은 10 대 1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플러스사이즈 모델, 시니어 모델 등 친숙한 모델을 앞세우는 것이 패션업계의 글로벌 트렌드인 만큼 사내 모델 화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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