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OTT, 지출도 늘어 ㅠㅠ

황태호 기자

입력 2019-11-25 03:00 수정 2019-11-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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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부모-자녀 따로따로 복수가입 증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웨이브, 시즌…. 현재 서비스 중이거나 출시 예정인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다. 원조 격인 넷플릭스는 이미 국내에서 2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디즈니플러스도 이달 출시 첫날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국내 토종 OTT로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해 만든 웨이브가 3분기(7∼9월) 말 기준 13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KT가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시즌’과 전통적 콘텐츠 강자로 꼽히는 미 HBO의 OTT HBO맥스도 올해와 내년 상반기(1∼6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OTT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둘 이상의 서비스에 가입하는 이용자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OTT 운영사들이 자사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어 이들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OTT별로 따로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1가정 1서비스’라는 전통적 방송서비스 개념이 깨지는 건 물론이고 인터넷TV(IPTV)나 케이블TV 등 기존 유료방송 서비스보다 OTT 서비스에 더 많은 지출을 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OTT 서비스, 오리지널 콘텐츠 ‘무기화’


넷플릭스는 2013년 미국 백악관의 정치적 암투를 다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대성공 이후 ‘마르코 폴로’ ‘기묘한 이야기’ 등 후속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히트를 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약 1억58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쿼츠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난 한 해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850여 편에 이른다.

디즈니플러스가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데도 스타워즈 시리즈를 드라마로 만든 ‘만달로리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추격하기 위해 디즈니 자체 콘텐츠는 물론이고 계열사인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나 픽사의 ‘토이 스토리’ 등 인기 콘텐츠를 오리지널 콘텐츠로 삼아 ‘무기화’하고 있다.

‘왕좌의 게임’ ‘빅뱅이론’ ‘섹스 앤드 더 시티’ 등 인기 드라마를 보유하고 있는 HBO맥스도 마찬가지다. 웨이브 역시 드라마 ‘녹두전’과 미드 세이렌, 매니페스트 등을 온라인에서 국내 독점 방영한다. 최근 CJ ENM이 콘텐츠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4.99%)를 넷플릭스에 매각하며 콘텐츠 동맹을 맺는 등 국내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전쟁은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 부모는 넷플릭스, 자녀는 웨이브…유료방송보다 비싸다


이렇게 되면 한 가정 내에서도 ‘드라마를 좋아하는 부모’는 넷플릭스나 HBO맥스, ‘K팝 콘텐츠나 애니메이션을 찾는 자녀’는 웨이브나 디즈니플러스에 각각 가입해야 한다. 고화질(HD)급 서비스를 기준으로 넷플릭스의 월 이용 요금은 1만2000원, HBO맥스는 14.99달러(약 1만7000원)로 1만 원이 훌쩍 넘고 디즈니플러스는 6.99달러(약 8000원), 웨이브는 7900원이다. 미국에선 케이블TV 요금이 10만 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복수의 OTT 서비스에 가입하더라도 요금이 역전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한국에선 두 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월 1만 원대 이하 서비스가 많은 케이블TV는 물론이고 3년 약정을 맺으면 1만 원대 초반인 IPTV보다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다만, 국내 서비스를 앞둔 글로벌 OTT가 국내 이통사와 협업할 경우 소비자의 미디어 요금 부담은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결합할인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처럼 디즈니플러스도 SK텔레콤 등 국내 이통사와 협업 방식으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디즈니는 미국에서도 디즈니플러스와 TV 프로그램 콘텐츠 전문 OTT 훌루(월 5.99달러)와 스포츠 전문 OTT ESPN플러스(월 4.99달러)를 함께 묶어 월 12.99달러의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기도 한다.

조영신 SK브로드밴드 BANC장은 “모든 소비자가 모든 OTT 서비스에 가입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여러 OTT 콘텐츠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방식의 서비스가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미국 로코, 플로토TV 등이 대표적 서비스로 꼽힌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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