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밥은 종이컵 하나, 굶고 또 굶고… 10대들의 위험한 다이어트
김소영 기자 , 이소연 기자
입력 2019-09-06 03:00 수정 2019-09-06 03:00
거식증 동경하는 ‘프로아나족’ 늘어
고교 3학년인 김모 양(18)은 학교에서 점심과 저녁 급식을 먹지 않는다. 아침에만 집에서 종이컵만 한 그릇에 밥을 담아 약간의 반찬과 함께 먹고 등교한다. 김 양의 키는 161cm, 몸무게는 42kg이다. 김 양의 체질량지수(BMI)는 16.2로 저체중 상태다. 그런데도 김 양은 몸무게가 30kg대로 내려갈 때까지 살을 계속 뺄 생각이다. 김 양은 3개월 차 ‘프로아나족’이다. ‘프로아나’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의 합성어로 지나칠 정도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김 양과 같은 10대 프로아나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른 몸매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한다. 프로아나족 사이에서 매우 마른 사람은 일명 ‘개말라 인간’으로 불린다. 이보다 더 야위어 뼈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이들은 ‘뼈말라 인간’으로 통한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트위터 등에는 “개학 후 개말라 되기 프로젝트―급식은 친구 나눠주거나 다 버린다” “급식 먹는 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10대 프로아나족 중엔 자신의 몸매와 관련된 트라우마로 인해 마른 몸을 갖는 데 집착하게 된 경우가 적지 않다. 프로아나족 A 씨(19·여)는 고교 1학년 때 길을 가다 모르는 남성들한테서 폭언을 들었다. 남성들은 A 씨를 보고 “저 다리로 무슨 치마를 입냐. 양심도 없다”고 말했다. 당시 A 씨의 키는 165cm, 몸무게는 85kg이었다. 충격을 받은 A 씨는 20kg을 감량했고 지금도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3일에 한 끼만 먹는다. A 씨는 “다시 경멸을 받을까 봐 무섭다”며 “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겠다고 한 부모님조차 내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프로아나족 정모 씨(23·여)도 중학교 시절 친구들의 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당시 키 167cm, 몸무게는 74kg이었던 정 씨의 겨드랑이와 목 뒤쪽 피부는 거뭇거뭇하게 착색돼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친구들이 “피부가 코끼리 같다. 거북이 껍데기 같다”고 놀렸다. 정 씨는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정 씨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땐 반드시 불투명한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준비한다. 자신이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다. 정 씨는 텀블러에 담긴 물을 마시는 척하면서 입안에 든 음식물을 텀블러에 뱉는다.
성장기인 10대 프로아나족은 건강을 해치기 쉽다. 무작정 굶거나 변비약을 30알씩 먹어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식의 극단적인 방법으로 체중을 줄이기 때문이다. 프로아나족 홍모 양(17)은 샤워할 때마다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져 샤워를 하는 중간에 어머니가 가져다주는 물을 마신다. 어머니가 집에 없어 물을 마시지 못한 날에는 욕실에서 30분간 쓰러져 있었던 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체중감소를 시도한 10대 여성 청소년 중 설사약 복용이나 식사 후 구토 등의 방법을 택한 적이 있는 이들은 23%에 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10대 여성 청소년 중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식이장애를 앓는 환자는 2016년 547명, 2017년 625명, 2018년 693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교 3학년인 김모 양(18)은 학교에서 점심과 저녁 급식을 먹지 않는다. 아침에만 집에서 종이컵만 한 그릇에 밥을 담아 약간의 반찬과 함께 먹고 등교한다. 김 양의 키는 161cm, 몸무게는 42kg이다. 김 양의 체질량지수(BMI)는 16.2로 저체중 상태다. 그런데도 김 양은 몸무게가 30kg대로 내려갈 때까지 살을 계속 뺄 생각이다. 김 양은 3개월 차 ‘프로아나족’이다. ‘프로아나’란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애너렉시아(anorexia)’의 합성어로 지나칠 정도로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김 양과 같은 10대 프로아나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른 몸매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한다. 프로아나족 사이에서 매우 마른 사람은 일명 ‘개말라 인간’으로 불린다. 이보다 더 야위어 뼈만 남은 것처럼 보이는 이들은 ‘뼈말라 인간’으로 통한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트위터 등에는 “개학 후 개말라 되기 프로젝트―급식은 친구 나눠주거나 다 버린다” “급식 먹는 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10대 프로아나족 중엔 자신의 몸매와 관련된 트라우마로 인해 마른 몸을 갖는 데 집착하게 된 경우가 적지 않다. 프로아나족 A 씨(19·여)는 고교 1학년 때 길을 가다 모르는 남성들한테서 폭언을 들었다. 남성들은 A 씨를 보고 “저 다리로 무슨 치마를 입냐. 양심도 없다”고 말했다. 당시 A 씨의 키는 165cm, 몸무게는 85kg이었다. 충격을 받은 A 씨는 20kg을 감량했고 지금도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3일에 한 끼만 먹는다. A 씨는 “다시 경멸을 받을까 봐 무섭다”며 “내가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겠다고 한 부모님조차 내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프로아나족 정모 씨(23·여)도 중학교 시절 친구들의 놀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당시 키 167cm, 몸무게는 74kg이었던 정 씨의 겨드랑이와 목 뒤쪽 피부는 거뭇거뭇하게 착색돼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친구들이 “피부가 코끼리 같다. 거북이 껍데기 같다”고 놀렸다. 정 씨는 큰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정 씨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땐 반드시 불투명한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준비한다. 자신이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다. 정 씨는 텀블러에 담긴 물을 마시는 척하면서 입안에 든 음식물을 텀블러에 뱉는다.
성장기인 10대 프로아나족은 건강을 해치기 쉽다. 무작정 굶거나 변비약을 30알씩 먹어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식의 극단적인 방법으로 체중을 줄이기 때문이다. 프로아나족 홍모 양(17)은 샤워할 때마다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져 샤워를 하는 중간에 어머니가 가져다주는 물을 마신다. 어머니가 집에 없어 물을 마시지 못한 날에는 욕실에서 30분간 쓰러져 있었던 적도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체중감소를 시도한 10대 여성 청소년 중 설사약 복용이나 식사 후 구토 등의 방법을 택한 적이 있는 이들은 23%에 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10대 여성 청소년 중 거식증이나 폭식증 등 식이장애를 앓는 환자는 2016년 547명, 2017년 625명, 2018년 693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대 프로아나족을 단순히 ‘이상한 아이들’로 볼 것이 아니라 이들이 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선택하게 됐는지 그 배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청소년들이 부모 등으로부터 아무런 조건 없이 소중한 존재로 존중받는 경험을 해야 또래들로부터 ‘너 살 빠졌어’라는 말을 듣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소영 ksy@donga.com·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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