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양심 있나, 사퇴하라”…시작부터 ‘고성’ 최저임금위

뉴시스

입력 2019-01-18 12:17:00 수정 2019-01-18 12: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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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초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올해 첫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노사 위원들 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근로자 위원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안을 비판하며 폐기를 요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사용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불만을 드러내며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위원들 간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에스빌딩에서 2019년 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원화’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것이다.


이날 사용자 위원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류장수 위원장의 악수를 거부하며 지난해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용자 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류 위원장이 악수를 건네자 “악수 안한다. 악수할 기분이겠냐”고 날을 세웠다.

사용자 위원인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사회가 얼마나 혼란 스러운데”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이어진 노사 위원들의 모두발언이 이어지며 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근로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위를 ‘패싱’한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편안이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위원인 한국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은 “저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계신 최저임금위원님들 모두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위원회 개편안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이것은 정부가 최저임금위원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며 여기있는 우리 모두를 모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개편안은 폐기 돼야 한다”며 “만약 정부가 일방적인 불통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최저임금법 개악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한국노총은 사회적대화 중단과 투쟁으로 노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근로자 위원인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은 “정부 발표 내용이 절차상으로나 내용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며 “최저임금위원들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현 정부가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백 사무총장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지난 시기에 제도 개선 논의를 해왔는데 모든 것을 빼고 정부가 정할 것이었으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 위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비판하면서 류장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정부 개편안에 대해 “정부에서도 최저임금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한 같다”며 “결정체계가 문제가 있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서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개편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지지 의사를 표현한 셈이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도 “결정체계 개편안이 문제의 핵심은 아닌 것 같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이 거리로 나오고 영세 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는 오히려 일자리 잃고 있다”며 “현재 경제 상황이 어렵게 된 것에 대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무게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작년에 최저임금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 모두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특히 류장수 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류 위원장은 양심도 없느냐. 제발 위원장을 그만 내려 놓으라”라면서 “더이상 말을 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서 삼가하겠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저를 포함해 공익위원 모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무책임하게 그만 두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자리는 올해 최저임금을 논의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사용자 위원인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억울한 게 있고 말할 게 있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이성경 사무총장은 “주제와 다르지 않느냐”라고 지적했고 정용주 위원은 “어떤 발언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맞섰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전원회의는 30분 만에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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