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없는 ‘수소열차’ 타고 여행 가자!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8-11-02 03:00 수정 2018-11-02 03:00
탄소배출량 적은 수소열차 도입 활기
디젤기차-전동차보다 배출량 낮아… “기존 열차 비해 운영 비용도 적어”
獨-佛 등 세계 각국 앞다퉈 도입… 한국은 2022년 1차 시범운행 계획
가장 앞서 도입한 곳은 독일이다. 올해 9월 독일은 세계 최초로 공해가 없는 수소전기열차의 운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의 북스테후데와 쿡스하펜을 잇는 100km 구간에 프랑스가 개발한 수소전기열차 ‘코라디아 아일린트’ 2대를 투입했다. 차량 2칸에 좌석 160개인 이 열차는 한 번에 3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고, 수소탱크를 가득 채우면 최대 1000km까지 연속으로 달릴 수 있다. 최대 시속은 140km다. 현재 해당 구간에서는 시속 80∼100km로 운행되고 있다. 니더작센주는 시범운행을 거쳐 2021년까지 14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코라디아 아일린트는 고속철 ‘테제베(TGV)’를 개발한 프랑스의 철도기업 알스톰이 개발했다. 알스톰은 기술 개발 5년 만에 무인 운행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열차를 상용화했다. 첫 고객이 된 독일은 2040년까지 전국의 4000여 대에 이르는 디젤기관차를 모두 없앤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국도 2022년 초 코라디아 아일린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 밖에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국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소전기열차의 모터를 실제로 돌리는 것은 배터리이지만 수소와 산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소모된 전력을 계속 보충하면서 달린다. 연료전지에는 수소만 공급해주면 된다. 산소는 열차가 달리는 동안 대기 중에서 유입된다. 수소가 연료전지 내부에서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해되면서 전류가 생기고 수소이온과 산소가 반응해 무해한 물만 배출한다. 연간 열차 주행거리가 157만8000km에 이르는 장항선(천안∼익산)의 경우, 디젤기관차로 인한 환경비용이 80억 원에 이른다.
류형진 철도연 책임연구원은 “수소전기열차는 디젤기관차는 물론이고 전동차와 비교해도 탄소배출량이 적다”며 “간접배출량을 포함한 탄소배출량을 디젤기관차 대비 51.9%, 전동차 대비 13.7%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 생산에 들어가는 전기를 석탄화력 발전 대신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에는 간접적인 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량까지 ‘0’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알스톰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환경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우선 소음이 일반 디젤기관차 대비 60% 이상 적다. 소음이 적으면 그만큼 고속철도를 설치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진다. 또 차체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므로 기존의 전동차처럼 전차선로, 변전소 등 전력망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이런 시설은 외관을 해치는 문제도 있지만 설치비용도 철로 1km당 25억 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열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의 제조단가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전기열차가 기존 열차들보다 운영비용이 훨씬 적고 연료의 에너지효율이 높기 때문에 경제성도 충분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전기열차 한 대를 25∼30년씩 장기간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예측이다. 철도연에 따르면 열차 운용에 필요한 km당 연료비용은 디젤 3000원, 수소 1730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류 연구원은 “수소 가격도 점점 떨어지고 있어 10년 전에 비하면 거의 반값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크리스 그레일링 영국 교통부 장관도 “수소전기열차는 다른 친환경 열차보다 장점이 많다”며 “2020년대에는 세계 곳곳에서 수소전기열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디젤기차-전동차보다 배출량 낮아… “기존 열차 비해 운영 비용도 적어”
獨-佛 등 세계 각국 앞다퉈 도입… 한국은 2022년 1차 시범운행 계획
독일에 이어 영국 교통부는 2020년 초 수소전기열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수소전기열차는 물만 배출해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알스톰 제공
차세대 친환경차로 수소차가 큰 주목을 받는 가운데 최근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디젤기관차를 대신해 수소전기열차를 도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나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이동수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철도의 탄소 배출량이 전체의 28%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전기열차는 수소차보다 늦게 개발됐지만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앞서 도입한 곳은 독일이다. 올해 9월 독일은 세계 최초로 공해가 없는 수소전기열차의 운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주의 북스테후데와 쿡스하펜을 잇는 100km 구간에 프랑스가 개발한 수소전기열차 ‘코라디아 아일린트’ 2대를 투입했다. 차량 2칸에 좌석 160개인 이 열차는 한 번에 3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고, 수소탱크를 가득 채우면 최대 1000km까지 연속으로 달릴 수 있다. 최대 시속은 140km다. 현재 해당 구간에서는 시속 80∼100km로 운행되고 있다. 니더작센주는 시범운행을 거쳐 2021년까지 14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코라디아 아일린트는 고속철 ‘테제베(TGV)’를 개발한 프랑스의 철도기업 알스톰이 개발했다. 알스톰은 기술 개발 5년 만에 무인 운행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쳐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열차를 상용화했다. 첫 고객이 된 독일은 2040년까지 전국의 4000여 대에 이르는 디젤기관차를 모두 없앤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국도 2022년 초 코라디아 아일린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 밖에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국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수소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올해 4월부터 수소연료전지열차 연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2년까지 1단계 개발사업을 완료하고 충북 오송의 13km 철로에서 시범운행을 통해 실증한 뒤, 실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2단계 개발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수소로 달리는 수소전차(트램)를 선보인 바 있다.
수소전기열차의 모터를 실제로 돌리는 것은 배터리이지만 수소와 산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소모된 전력을 계속 보충하면서 달린다. 연료전지에는 수소만 공급해주면 된다. 산소는 열차가 달리는 동안 대기 중에서 유입된다. 수소가 연료전지 내부에서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해되면서 전류가 생기고 수소이온과 산소가 반응해 무해한 물만 배출한다. 연간 열차 주행거리가 157만8000km에 이르는 장항선(천안∼익산)의 경우, 디젤기관차로 인한 환경비용이 80억 원에 이른다.
류형진 철도연 책임연구원은 “수소전기열차는 디젤기관차는 물론이고 전동차와 비교해도 탄소배출량이 적다”며 “간접배출량을 포함한 탄소배출량을 디젤기관차 대비 51.9%, 전동차 대비 13.7%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소 생산에 들어가는 전기를 석탄화력 발전 대신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에는 간접적인 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량까지 ‘0’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알스톰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환경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우선 소음이 일반 디젤기관차 대비 60% 이상 적다. 소음이 적으면 그만큼 고속철도를 설치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진다. 또 차체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므로 기존의 전동차처럼 전차선로, 변전소 등 전력망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 이런 시설은 외관을 해치는 문제도 있지만 설치비용도 철로 1km당 25억 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열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의 제조단가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전기열차가 기존 열차들보다 운영비용이 훨씬 적고 연료의 에너지효율이 높기 때문에 경제성도 충분히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전기열차 한 대를 25∼30년씩 장기간 운영한다고 가정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예측이다. 철도연에 따르면 열차 운용에 필요한 km당 연료비용은 디젤 3000원, 수소 1730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류 연구원은 “수소 가격도 점점 떨어지고 있어 10년 전에 비하면 거의 반값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크리스 그레일링 영국 교통부 장관도 “수소전기열차는 다른 친환경 열차보다 장점이 많다”며 “2020년대에는 세계 곳곳에서 수소전기열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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