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000만원 예산권… 김대리, 사내벤처 어때?”

신무경 기자

입력 2018-08-03 03:00 수정 2018-08-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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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1기 모집 설명회… 독립업무 하며 월급은 꼬박꼬박
사업 잘돼 분사하면 바로 CEO… 대기업들 앞다퉈 제도 도입


“사내벤처 기간 동안 현 부서 상사께 별도 보고를 하거나 결재를 받아야 하나요?”(문성재 LG유플러스 AI음성기술팀 선임)

“해당 기간에는 문 선임님이 팀장이기에 예산 전결권이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갖고 분사하게 되면 최고경영자(CEO)를 할 수도 있습니다.” (박강순 LG유플러스 성장발굴팀 책임)

2일 서울 LG유플러스상암사옥에서 열린 ‘LG유플러스 사내벤처 1기 모집 설명회’ 현장. 소강당을 가득 메운 임직원 30여 명은 올해 신설된 사내벤처 프로그램에 질문을 쏟아냈다.

사내벤처에 선정되면 1년간 별도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발령이 나고 그룹 신사옥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독립적인 업무 공간을 갖게 된다. 월급은 현 부서와 동일하고 최대 1억7000만 원에 이르는 예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권한도 주어진다. 사업이 잘돼 분사하면 바로 CEO를 할 수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톱다운’ 방식이 아닌 직원 스스로 아이디어를 발굴해내는 ‘보텀업’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대기업들은 사내벤처 제도가 우수 인력의 유출을 막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전파하는 데도 유익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내벤처 선정 과정은 통상 아이디어를 공모해 우수 과제로 선정된 팀에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시간(3∼6개월)을 부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사내벤처로 선정해 6개월∼1년간 해당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삼성전자(C랩)는 34개 기업을, 현대기아자동차(벤처플라자)는 9개 기업을 분사시켰다.

사내벤처에 선정되지 못한 아이디어들이 많아도 조직과 구성원에게는 득이다. 현업으로 돌아간 직원들이 역동적이고 유연하게 움직였던 문화를 조직 내에 자연스럽게 전파하기 때문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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