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는 길고양이가 임신했는데 어떻게 하죠?
노트펫
입력 2017-04-19 10:07 수정 2017-04-19 10:07
얼마 전 SNS를 통해 어느 분이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집 앞에서 돌보는 길고양이가 임신한 것 같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이었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분도 물어볼 데가 없어 답답한 마음에 내게 문의를 주신 듯했다.
요즘 여기저기서 임신한 길고양이들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이분처럼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있는데 임신을 한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캣맘 분들도 종종 계신다.
애정으로 돌보는 길고양이가 갑자기 배가 불러 나타나면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당황스럽고,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는 없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신 듯하다.
혹 지자체 보호소에서 데려가 출산을 도와줄 수는 없냐고 물어본 분도 계셨는데, 사실 길고양이가 임신을 했다고 해서 단체에서 구조하기는 어렵고 보호소는 더더욱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동물보호법에서 길고양이는 구조·보호조치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
길고양이의 삶이 그러하듯, 캣맘이 어떻게 하는 것이 ‘베스트’라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임신한 길고양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임신한 듯 보이는 길고양이가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약 사람을 크게 경계하는 고양이라면 오히려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일부러 구조하거나 장소를 옮겨주는 것이 오히려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후에도 불안하면 계속 장소를 옮기기도 한다.
하지만 캣맘과 친밀한 길고양이들은 출산할 때가 되면 평소 의지하던 사람에게 유난히 몸을 비비거나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안전하게 출산할 장소를 찾는 중인 것이다.
가능하다면 고양이가 활동하는 영역 내에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한 장소에 출산할 수 있는 박스 같은 것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태어난 새끼들이 체온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박스 바닥에 핫팩을 놓고 그 위에 담요나 천을 깔아주면 도움이 된다.
다만 출산 후 자꾸 들여다보거나 새끼 고양이들을 만지작거리면 어미가 버리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임신한 길고양이는 키튼 사료로 바꿔주면 필요한 영양소를 더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필요한 영양제를 함께 챙겨주는 것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출산 후에도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영양식을 만들어준다. 황태를 우리거나 닭가슴살을 삶아 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러한 약간의 조언이 반드시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각 동네의 환경이나 상황, 고양이의 성격, 건강 상태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가능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가장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캣맘 자신이다.
출산 이후 더 중요한 것은
새끼들을 출산한 후 수유 중일 때에는 TNR(포획하여 중성화 후 제자리 방사)을 할 수 없지만, 새끼들이 젖을 떼고 나면 지자체에 신청하여 TNR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새끼고양이들은 적어도 6개월 후에 TNR이 가능하다. TNR을 통해 이후 또다시 임신하는 것을 막아 개체수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길고양이 발정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명을 연장해줄 수 있다. 단순히 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TNR을 병행하면 지역 길고양이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임신한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와 출산시키고 입양하거나, 혹은 임보하다가 입양을 보낼 계획이라면 동물보호단체에서 통덫을 대여해 개인 구조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개인이 구조하여 거둘 수 없는 상황이라면, 또 고양이가 굳이 구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태라면 먹을 것을 든든하게 챙겨주며 출산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이후 TNR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캣맘들이 자신이 돌보는 길고양이를 완전하게 책임질 수 없어 마음 아파하고, 때로는 죄책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하지만 길고양이에게도 그들의 생태가 있다.
사람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에게 손길을 내밀어주는 것은 좋으나, 그 이상 할 수 없다고 해서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모든 고양이를 사람의 힘으로 케어하는 것보다, 길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고양이들의 삶은 한층 따뜻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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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임신한 길고양이들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이분처럼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고 있는데 임신을 한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캣맘 분들도 종종 계신다.
애정으로 돌보는 길고양이가 갑자기 배가 불러 나타나면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지 당황스럽고, 어디에서 도움을 받을 수는 없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신 듯하다.
혹 지자체 보호소에서 데려가 출산을 도와줄 수는 없냐고 물어본 분도 계셨는데, 사실 길고양이가 임신을 했다고 해서 단체에서 구조하기는 어렵고 보호소는 더더욱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동물보호법에서 길고양이는 구조·보호조치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
길고양이의 삶이 그러하듯, 캣맘이 어떻게 하는 것이 ‘베스트’라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임신한 길고양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임신한 듯 보이는 길고양이가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만약 사람을 크게 경계하는 고양이라면 오히려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일부러 구조하거나 장소를 옮겨주는 것이 오히려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후에도 불안하면 계속 장소를 옮기기도 한다.
하지만 캣맘과 친밀한 길고양이들은 출산할 때가 되면 평소 의지하던 사람에게 유난히 몸을 비비거나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안전하게 출산할 장소를 찾는 중인 것이다.
가능하다면 고양이가 활동하는 영역 내에서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한 장소에 출산할 수 있는 박스 같은 것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태어난 새끼들이 체온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박스 바닥에 핫팩을 놓고 그 위에 담요나 천을 깔아주면 도움이 된다.
다만 출산 후 자꾸 들여다보거나 새끼 고양이들을 만지작거리면 어미가 버리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임신한 길고양이는 키튼 사료로 바꿔주면 필요한 영양소를 더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필요한 영양제를 함께 챙겨주는 것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출산 후에도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영양식을 만들어준다. 황태를 우리거나 닭가슴살을 삶아 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러한 약간의 조언이 반드시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각 동네의 환경이나 상황, 고양이의 성격, 건강 상태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가능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가장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캣맘 자신이다.
출산 이후 더 중요한 것은
새끼들을 출산한 후 수유 중일 때에는 TNR(포획하여 중성화 후 제자리 방사)을 할 수 없지만, 새끼들이 젖을 떼고 나면 지자체에 신청하여 TNR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새끼고양이들은 적어도 6개월 후에 TNR이 가능하다. TNR을 통해 이후 또다시 임신하는 것을 막아 개체수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길고양이 발정 스트레스를 줄이고 수명을 연장해줄 수 있다. 단순히 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TNR을 병행하면 지역 길고양이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임신한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와 출산시키고 입양하거나, 혹은 임보하다가 입양을 보낼 계획이라면 동물보호단체에서 통덫을 대여해 개인 구조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개인이 구조하여 거둘 수 없는 상황이라면, 또 고양이가 굳이 구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태라면 먹을 것을 든든하게 챙겨주며 출산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이후 TNR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많은 캣맘들이 자신이 돌보는 길고양이를 완전하게 책임질 수 없어 마음 아파하고, 때로는 죄책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하지만 길고양이에게도 그들의 생태가 있다.
사람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에게 손길을 내밀어주는 것은 좋으나, 그 이상 할 수 없다고 해서 너무 속상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모든 고양이를 사람의 힘으로 케어하는 것보다, 길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고양이들의 삶은 한층 따뜻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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